지난달 수십년 만에 찾아온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크게 낮아져 보험료 인하 문제가 또 수면위로 떠 올랐다.
17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4%대로 추정된다. 지난해 12월의 79.1%에 비해 5% 포인트나 감소했다. 2011년 1월 손해율은 83.5%였다.
지난 1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지난해 9월의 74.1% 이래 가장 낮다. 손해율은 지난해 10월과 11월에 76.8%, 12월에 79.1%로 상승세를 보였다.
업체별로는 동부화재의 손해율이 70.8%로 가장 낮았다. 이어 삼성화재(72.5%), 현대해상(73.5%), LIG손보(74.0%), 롯데손보(74.2%), 메리츠화재(75.8%), AXA다이렉트(76.8%), 더케이손보(77.0%), 그린손보(78.3%), 하이카다이렉트(78.9%), 흥국화재(79.0%) 순이었다.
최근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검토 중인 업계 1위 삼성화재의 손해율은 지난해 12월 76.0%에서 72.5%로 호전됐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고객이 낸 보험료 중 보험금으로 지급되는 비율로 손해율이 높아질수록 보험사의 적자는 커지고 지나치게 상승하면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진다. 수익구조를 보면 오프라인 대형 손보사의 손해율이 70~72%, 온라인 손보사는 76% 정도 돼야 적자를 면할 수 있다.
2011회계연도 3분기까지 손보사들은 1조원이 넘는 수익을 올렸다. 그러나 대부분 자산운용에 의한 것이며 자동차보험은 수천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에 업계는 보험료 인하는 아직 ‘시기상조’라며 적극 반대하는 분위기다.
한 손보사의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만 따지면 10년 전부터 적자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고, 지난해도 물론 적자였다”면서 “이제야 손해율이 정상화되는 국면인데 보험료를 내리면 다시 대규모 적자를 떠안아 결국에는 자동차 보험료 인상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겨울에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높아진다. 올해는 지난 1월 차량 이동이 많은 설 연휴까지 겹쳤는데도 손해율이 안정세를 보였다. 손보사들이 보험료 인하를 염두에 둘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현재와 같은 추세로 손해율이 계속 낮아지면 2011회계연도가 끝나는 3월에 일부 대형사가 보험료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손보사 1~2곳을 빼고는 보험료를 내리면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특히 자동차보험만 파는 다이렉트보험사는 적자 규모가 커지면서 경영 자체가 힘들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