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청년 비례대표 후보들이 13일 열린 첫 회의에서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에 영입된 청년들과의 차별성을 강조하며 각을 세웠다. 청년 비례대표를 두고 ‘신선하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옴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은 회의적이다.
전문가들은 청년 비례대표 후보들이 일찍부터 정치권에 발을 담가 온 ‘정치 지망생’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또 선발과정 마저 흥행몰이에 실패하면서 ‘청년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다’는 이들이 기존 정치권에서 과연 목소리를 제대로 내겠느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1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애초에 정치활동을 하던 청년들이 선발돼 기성 정치권과 별다른 모습 보여주지 못해 (향후 활동에) 회의적”이라며 “청년 비례대표 스스로 소모품이 되려고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민호 성균관대 교수도 “청년의 순수함이나 열정 없이 나이나 숫자로 수치화 한 청년 몇 명을 영입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기성정치의 늪 속에서 자기 역할을 전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근 정치권의 경쟁적인 청년 비례대표 영입은 이번 총선을 ‘세대 간 갈등’으로 몰고 가겠다는 선거 전략일 뿐이라는 지적도 쏟아졌다.
김 교수는 “국민들이 기성정치에 염증을 느끼니까 자신들의 염증을 희석시키려고 청년 비례대표를 영입하려는 것”이라며 “이 와중에 희생되는 것은 청년층”이라고 했다. 신 교수도 “청년을 강조함으로써 선거에서 표를 얻겠다는 정당들의 전략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전날 민주당 청년 비례대표 후보들은 공식석상에서 “새누리당의 가짜 청년 비례대표와 달리 민주당의 청년 비례대표 후보가 어떤 전문성과 진정성을 가지는지 보여주겠다”(안상현·29), “청년은 정의감과 분노가 살아 느껴져야 하는데 새누리당 청년비례 후보들은 그런 것을 느낄 수 없다”(정은혜·29·여) 등 기존 정치인과 다를 바 없는 대결구조의 발언을 이어갔다.
통합진보당도 청년비례대표로 김재연(32·여)씨를 선출했다. 지난해 말 ‘반값 등록금’ 집회를 주최한 한국대학생연합 집행위원장을 맡았던 김씨는 “이명박 정부에 맞설 수 있는 새롭고 젊고 패기 넘치는 정치를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