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스닥시장 활황에 함박웃음을 짓던 중소형주펀드들이 고전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에 저평가된 대형주들이 강세를 보이면서 가격 부담감이 높아진 중소형주들이 외면받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제로인에 따르면 연초후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중소형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6.73%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기간 일반주식형펀드 10.28%를 4%포인트 가까이 하회하고 있는 것이다. 코스피200인덱스(13.08%)펀드와 비교한다면 반토막 수준이다. 시장 수익률도 따라잡지 못했단 얘기다. 지난해 코스닥시장 강세에 동종유형을 2배이상 앞지르던 것을 감안하면 실망스런 성적이다.
수익률에 ‘브레이크’가 걸리면서 자금유입도 주춤한 상황이다. 중소형주펀드는 연초 후 3개월간 순유출세를 이어오며 1018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지난해 1개월(10월)을 제외하고 내내 순유입 행진을 보이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개별 펀드별로는 살펴보면 상위권 순위 바뀜이 활발하다. 지난해 말 KB자산운용이 ‘밸류포커스’ 후속으로 내놨던 ‘KB중소형주포커스’ 펀드가 연초후 수익률이 25.44%를 기록하며 1위를 달리고 있다. 동종유형을 4배 가까이 웃도는 성적이다.‘키움작은거인 1’(연초후 10.4%) 역시 탁월한 운용전략을 바탕으로 꾸준히 선전하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우등생이었던 ‘삼성중소형FOCUS 1’는 5.25%를 기록하며 꼴지 그룹으로 밀려났다.
이처럼 중소형주펀드들이 고전하고 있는 이유는 올들어 외국인과 기관의 관심이 비싼 중소형주에서 값싼 대형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연초에는 대형주보다 중소형주들이 더 강세를 보인다는 ‘1월 효과’가 지난해 연말 선반영 된 것도 수익률 악화의 주 요인이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외국인들이 주도하는 장세에서는 대형주펀드들이 강세를 보였다”라며 “연초후 중소형주펀드들의 수익률이 부진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외국인들의 매수탄력이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조정을 받은 중소형주들의 반등 기대감도 살아나고 있다”며 “수익률이 양호한 펀드라면 현재 편입비중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