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독일 정치가 부러운 이유

입력 2012-03-22 09:45 수정 2012-03-22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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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은 국제경제부 기자

▲조정은 국제경제부 기자
독일 정치권의 화합 무드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9일 옛 동독 민주화 운동가 출신인 요하임 가우크가 독일 대통령에 선출됐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가우크를 ‘진정한 민주주의의 스승’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불과 2년전만 해도 대통령 선출과 관련 반대편에서 서로를 헐뜯던 두 사람이었지만 경제위기 타파라는 공공의 목표 앞에 양보하고 협력하기로 한 셈이다.

2010년 대통령 선출 당시 메르켈은 크리스티안 불프 후보를 지지했지만 지난달 그가 부패혐의로 낙마하면서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가우크 역시 메르켈 총리를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그리스발 재정위기는 물론 독일 경제의 회복을 위해 적극 협력하겠다는 것이다.

전임자의 불명예 퇴진으로 실추된 대통령의 위상을 회복해야 하는 가우크 역시 메르켈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치 전문가들은 메르켈과 가우크의 화합이 이미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독일 의회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반대편에 대한 흑색 선전과 비난보다는 경제성장이라는 대전제 하에 일사불란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각당이 운영하는 정치재단 역시 정쟁을 주도하기보다는 각종 현안을 연구하고 정책을 개발하며 국가 성장에 이바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한국 정치판을 보고 있노라면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여야는 공천과 관련 자의적 기준을 배제하고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민이 인정할 만한 사람을 뽑겠다고 천명했지만 당쟁과 제 밥그릇 챙기기의 전형적인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너도나도 대책없는 ‘복지’정책으로 표심 잡기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풍토도 여전하다.

독일의 앞선 정치 문화가 부럽기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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