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들의 분식회계 우려가 어닝시즌 개막을 앞둔 글로벌 증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글로벌 회계법인 딜로이트는 최근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 아동복 제조업체 보쉬와인터내셔널과 분유업체 다칭유업에 대해 회계 감사인 자격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딜로이트는 “보쉬와 일부 공급업체의 거래에 대해 의심이 가는 사항과 관련해 상세한 자료 제출을 요구했으나 회사가 이를 거절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다칭유업에 대해서도 딜로이트는 비슷한 이유로 회계 감사인에서 물러난다고 덧붙였다.
두 회사는 딜로이트의 감사인 포기 사실이 알려진 이후 홍콩증시에서 각각 거래가 중단됐다.
감사인 포기 선언은 매우 드문 것으로 지난해 불거졌던 중국 기업들의 분식회계 스캔들을 떠올리게 한다고 FT는 전했다.
중국 소프트웨어업체 롱탑파이낸셜테크놀러지는 지난해 8월 분식회계로 인해 미국증시에서 상장이 폐지됐다.
홍콩증시 상장기업들은 이달 31일까지 지난해 재무감사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미국증시 상장기업들은 다음달 30일까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연례 회계보고서를 내놓아야 한다.
온라인 회계서비스업체 컨퍼메이션닷컴의 브라이언 폭스 설립자는 “투자자들은 안전벨트를 꼭 죄고 있어야 한다”면서 “딜로이트와 유사한 사례가 잇따라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의 경기둔화 불안도 글로벌증시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중국발 악재에 미국증시에서 지난주 다우지수는 전주 대비 1.15%, S&P500지수는 0.5% 하락했다.
홍콩 HSBC홀딩스가 지난 22일 발표한 중국의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8.1로 5개월째 위축하면서 중국 경제가 경착륙에 빠질 것이라는 불안이 고조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