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 업계에 자산 건전화 비상이 걸렸다.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와 조달 비용 증가로 향후 2년 안에 재무제표를 무려 1조달러 축소해야 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간스탠리와 컨설턴트업체 올리버와이만은 공동 분석을 통해 이같이 진단하고 투자은행들은 위험가중자산(Risk-weighted assets) 비중을 15% 줄여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모간스탠리의 휴 반 스티니스 애널리스트는 “투자은행업계에는 사실상 결단의 시기”라며 “시장은 은행들이 포트폴리오를 합리화하는 정도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FT는 투자은행들이 감원과 채산성이 떨어지는 지역에서의 투자를 줄이는 데 100억~120억달러의 비용이 들 것으로 전망했다.
모간스탠리와 올리버와이스만은 “투자은행들은 지난해 재무제표 규모를 7% 축소했다”면서 향후 2년간 10분의1을 추가로 줄여야 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투자은행들은 규제 강화 압력과 유로존의 재정위기로 인해 지난 6개월 간 군살을 빼는데 안간힘을 써왔다.
2013년 발효되는 바젤Ⅲ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세계 주요 금융기관(G-SIFIs)의 경우 최소 7%의 기본 자기자본비율을 달성해야 한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는 700억유로 규모의 위험가중자산을 줄였다.
또 주식 투자, 회사채 발행 주간, 주식자본시장 운영 등 대부분의 사업 규모를 축소했다.
스위스 UBS는 일부 지역에서의 채권 부문과 자기자본거래도 대폭 줄였다.
올리버와이먼의 테드 모이니한 파트너는 “투자은행업계의 대대적인 개혁이 조만간 글로벌 시장 점유율 15%의 주인이 바뀌는 원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는 의자빼앗기 게임 같은 것”이라며 “비교 우위에 있는 투자은행들이 과감한 선택의 기로에 놓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 스티니스 애널리스트는 “(위험자산 축소를 통해) 향후 2년간 은행들이 자기자본이익률(ROE)을 12~14%로 회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평균 ROE는 평균 8%였다.
하지만 모간스탠리와 올리버와이스만의 이번 전망은 다른 애널리스트들이나 은행 최고경영자(CEO)들의 예측과는 배치되는 것이라고 FT는 지적했다.
유럽의 한 대형은행 CEO는 “투자은행업계는 올해와 내년 11~12%의 ROE를 달성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JP모간 카제노브는 “금융 규제 강화와 높은 인건비가 ROE를 압박할 것”이라며 내년 업계 평균 ROE를 6.8%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