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기업 두산그룹의 새 수장이 된 박 회장은 2일 오전 서울 길동에 있는 DLI연강원에서 열린 그룹 회장 취임식에서 “두산그룹이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가려면 사고와 가치의 준거가 되는 강력한 기업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평소에 인재를 중시해 온 박 회장은 이날도 “사람을 키우는 전략의 중심에 따뜻한 성과주의를 둘 것”이라고 밝혔다. ‘따뜻한 성과주의’란 구성원간의 끝없는 경쟁과 도태가 반복되는 ‘냉혹한 성과주의’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구성원들이 스스로 커가고 또 키워지고 있다는 자긍심을 느끼면서 성과에 기여하는 것을 뜻한다고 그룹측은 전했다.
박 회장은 “우리 사회는 기업에게 사회 구성원으로서 해야 할 방어적 수준의 의무를 뛰어 넘는 책임과 공헌을 요구하고 있다”며 “백년 넘은 기업으로서 남다른 역사적 책무가 있음을 느끼고 기업사회의 ‘롤 모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시장과 경쟁에 휘둘리지 않는 탁월한 수준의 제품과 기술을 확보하고 전 조직이 지속적 성장을 위해 매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용만 회장의 취임은 ‘형제경영’의 전통을 지켜 온 두산그룹 총수 일가의 전통에 방점을 찍음과 동시에 4세 경영체제로의 전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향후 박 회장의 행보에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룹 재무구조 정상화와 형제경영 4기 체제의 안정적인 이행이라는 커다란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
박 회장은 지난 1995년부터 시작된 두산그룹의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하고 2000년대 들어 본격화 된 기업 인수·합병(M&A)을 17건이나 성사시켰다.
그 결과 소비재 중심이던 두산그룹의 사업구조를 글로벌 중공업 기업으로 변신시키는 데 성공했다. 특히 2001년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과 2005년 대우종합기계(현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통해 사업체질을 완벽하게 바꾸고, 원천기술 확보와 해외시장 확대를 위해 2007년 미국의 건설장비업체 밥캣의 인수를 주도했다.
이와 함께 4세 경영시대를 준비하고 있는 두산그룹의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도 박 회장의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재계에서는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50)이 차기 두산그룹 경영권을 이어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박 회장은 사원으로 출발해 그룹 회장까지 올라 그룹 현안 전반에 대한 이해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평소 소통을 중요한 경영철학으로 삼았던 박용만 회장이 ‘소통’의 마법을 적극 활용, 두산그룹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