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금융권이 앞다투어 골프에 올인하는데는 상위 1% 개념의 VIP마케팅이 잘 맞아 떨어지는데다 비용대비 큰 홍보효과를 보고 있기때문이다. 아울러 자사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도 그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금융그룹들은 골프마케팅에 얼마나 돈을 쓸까. 전체 홍보비용에 비해 그리 많지 않다. 적게는 연간 몇억에서 수십억원까지 다양하다.
후발주자이면서 가장 효과적으로 골프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는 곳은 하나금융그룹(회장 김정태). 물론 금융권 국내 효시는 신한금융그룹(회장 한동우)이다. 신한은행이 주축이 돼 재일교포들이 단순하게 국내 골프발전을 위해 대회를 열어줬다. 이때만해도 마케팅 개념보다는 70~80년대 한국에 들어와 골프장을 건설하고 그 일부 수익을 골프발전을 위한다는 순수한 목적이었다. 1981년 재일사업가 이희건 회장과 재일교포 사업가들이 주축이 돼 남서울CC에서 동해오픈으로 대회를 창설했다. 총상금이 당시 최고액인 1500만원이었다. 일본 등 아시아 선수들이 몰려든 국제대회였다.
금융그룹들이 가장 많은 돈을 들이는 곳은 대회. 가장 많은 쓰는 곳은 하나금융, 신한금융, KB금융그룹. 모두 굵지한 메이저급 대회를 연다. 이들이 쏟아붓는 돈은 50~70억원 정도. 다음으로 우리금융그룹과 NH농협, KDB산은금융그룹, IBK기업은행이 있고 미래에셋과 메리츠증권이 합류하고 있다. 물론 골프구단을 위해 10~20억원까지 쓴다.
하나금융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국내에서 열면서 골프마케팅에서 독보적인 금융사로 올라섰다. 다른 금융그룹이 대회와 선수지원만을 하는 것과 달리 뭔가 많은 일을 벌인다. 하나금융그룹의 특징이다. 들인 돈만큼 철저한 마케팅을 하겠다는 계산이다. LPGA투어를 열고 있는 탓인지 외국인들의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미국 골프채널을 통해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에 방송되고 있다.
LPGA 하나은행 챔피언십은 상금만 180만달러. 대회를 치르는 부대경비까지 포함하면 60억원을 족히 든다. 선수지원은 모두 LPGA와 K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여자선수들이다. 김인경, 박희영, 이미림과 크리스티 커(미국)다.
하나금융그룹은 최근 크리스티 커를 한국으로 초대해 일일 지점장을 시키는 등 하나은행은 물론 한국을 알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신한동해오픈도 마찬가지. 원아시아투어로 열리는데 상금만 10억원이다. 선수는 미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약하는 김경태뿐 아니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동하는 강성훈, 국가대표출신의 한창원, 이재혁을 지원하고 있다.
KB금융그룹은 지난해 한일골프국가대항전인 KB금융밀이언야드컵을 열렀고 총상금 7억원의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 KB금융스타 챔피언십을 주최한다. 아마추어 대회인 KB금융그룹배 아마추어골프선수권 대회도 연다. 선수는 2009년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양용은을 비롯해 한희원, 양희영, 정재은을 후원한다.
우리금융그룹은 KLPGA 투어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을 주최한다. 우리금융그룹은 금융권 골프구단 효시인 삼화저축은행이 망가지면서 소속 선수들은 재구성해 골프구단을 형성했다. 강경남, 한민규, 박은신, 함영애, 정혜진, 김다나, 이솔라, 김세민 등을 후원하고 있다.
NH농협은 2007년 KPGA투어 NH농협오픈을 금강산 아난티온천&리조트 골프코스에서 대회를 개최하는 등 남자대회를 지원하고 있다. 다만, 골프구단은 운영하지 않고 있다. KDB산업금융그룹도 박세리를 지원하고 있으며 기업은행은 장정을 후원한 바 있지만 골프마케팅을 활발하지 않다. 미래에셋은 신지애와 미국여자프로골퍼 린시컴을 지원하고 있으며 메리츠증권은 이미 대회를 개최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 골프구단을 창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