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터는 일반으로 사용하는 32~36인치의 퍼터와, 배꼽에 닿을 정도의 길이인 40~43인치인 벨리퍼터, 그리고 가슴에 붙는 48~50인치인 브룸스틱 퍼터 이 세가지로 구분한다. 이중 벨리퍼터와 브룸스틱 버터를 일컬어 롱퍼터라고 통칭한다.
PGA 무대에서는 RBC 헤리티지에서 우승자 카를 페테르손(스웨덴)을 비롯 애덤 스콧(호주), 키건 브래들리, 웹 심슨(이상 미국) 등 롱퍼터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롱퍼터를 사용하는 선수들이 늘어나자 사용여부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그립 끝을 배꼽이나 가슴, 턱에 고정하고 퍼팅하는 것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여론과 길이가 긴 퍼터는 룰과는 상관이 없어 사용해도 무방하는 의견이 선수들 사이에서 충돌하고 있는 것.
타이거 우즈와 아놀드 파머 등은 롱퍼터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가지고 있다. 우즈는 “퍼터 길이에 관한 논쟁에서 전통적 입장을 고수하는 쪽이며 이런 의견을 수년 간 영국왕실골프협회(R&A)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미국무대에서 여러 선수들이 롱퍼터를 들고 대회에 출전했지만 아직까지 한국무대에서는 롱퍼터를 사용하는 선수들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조금씩 롱퍼터를 사용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10일 개막한 원아시아투어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롱퍼터로 퍼팅을 하는 선수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대표적으로 김종덕(51ㆍ혼마골프) 선수가 롱퍼터를 사용한다. 드라이버 우드 아이언 등 혼마골프채를 사용하지만 혼마에서 롱퍼터를 만들지 않는 관계로 퍼터만 캘러웨이 오디세이 화이트 아이스 투볼 롱퍼터를 사용하고 있다. 그가 롱퍼터를 잡은지 8년이나 됐을 정도로 오래전부터 롱퍼터를 사용해왔다.
그는 “벨리퍼터는 상체를 많이 구부리지 않아도 돼 허리에 부담이 적어 젊은 50대 이상의 선수나 아마추어에게 적합한 것 같다. 부담이 적다보니 연습량도 많아졌다”며 “상체를 세워서 퍼팅을 하니 라이도 훨씬 잘 읽히고 자신감도 붙었다”고 설명했다.
올시즌 프로투어에 데뷔한 마수길(22ㆍ클리브랜드)도 벨리퍼터 매니아다. 그도 클래브랜드에서 클럽을 받고 있지만 퍼터는 테일러메이드를 사용한다.
뉴질랜드에서 골프를 쳤던 마수길은 한국무대에 와서 심리적 압박 등 슬럼프를 겪었다. 기술적인 면에서도 한계를 부딪혔다. 이후 퍼터에 변화를 줬다. 롱퍼터로 바꾼 마수길은 그 효과를 톡톡히 봤다. 한국프로골프투어 2012시즌 퀄리파잉스쿨(Q스쿨)에서 1등으로 당당히 프로무대에 진출했다. 이들 외에도 불혹을 앞두고 있는 남영우(39ㆍ지산리조트)도 벨리퍼터를 사용하고 있다.
국내에서 선수를 비롯해 아마추어까지 롱퍼터 열풍이 불어올 날이 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