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실업 시대를 맞아 독일의 독특한 직업 훈련 시스템인 도제제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보도했다.
도제제도는 학교 교육과 직업 훈련을 병행하는 것으로 학교에서 이론 교육과 교양을, 직장에서는 실무에 필요한 기술을 가르치는 제도다.
독일에서는 약 60%의 학생들이 3년 반 정도 걸리는 도제제도를 거쳐 숙련된 기능인으로 탈바꿈한다고 FT는 전했다.
지난해 도제시스템에 입문한 견습생만 약 57만명에 달한다.
독일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는 도제제도를 고리타분하고 한물 간 시스템으로 여겼다.
그러나 미국의 실업률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의 청년 실업률이 50%에 이르는 상황에서 도제제도는 새로운 해법이 될 수 있다고 FT는 덧붙였다.
독일 경제의 견실한 성장세와 6.8%의 낮은 실업률, 높은 산업 경쟁력의 주원인으로 도제제도가 꼽힌 것.
특히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영국 등의 많은 나라에서 금융업과 같은 서비스업과 제조업의 균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진 것도 독일식 도제제도가 관심을 끌게 된 이유다.
메르세데스-벤츠와 지멘스 등은 자국에서 실시했던 도제제도를 해외 공장에 도입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미국 앨라배마주의 터스컬루사시 공장에서 지난 1월 40명의 고등학교 졸업생들을 7학기 과정의 도제 견습생으로 선발했다.
미국에서 자동화 기술과 레이저 용접 등 첨단기술을 잘 이해하고 있는 숙련된 기술자들을 구하는데 한계에 부딪히자 아예 자체적으로 인력을 육성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폴크스바겐은 해외에서 새 공장을 세울 때마다 도제제도를 적용하는 것이 목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 국정연설 당시 지멘스 근로자인 재키 브레이를 소개하면서 “지멘스는 미국의 일자리 창출 롤모델”이라고 극찬했다.
재키 브레이는 미혼모로 지멘스의 도제제도를 통해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에 취직까지 했으며 미셸 오바마의 초청으로 당시 국정연설에 참석했다.
독일식 도제제도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지방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도제제도는 기업과 지방정부, 근로자 모두에 이익이라고 FT는 강조했다.
기업은 숙련 기술자를 구할 수 있으며 도제제도를 마친 직원들은 회사에 대한 충성도도 매우 높다는 점도 도제제도의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