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는 지구방위대 후레쉬맨이 있지만 증시에도 증시방위대가 있는 것 같다. 계속되는 유로존의 위기와 미국의 경제지표 부진에도 최근 이틀간 코스피지수 하락은 0.35%에 그치고 있는 모습을 보니 더욱 확신이 든다. 하루는 기관이 하루는 개인과 프로그램 매수세가 방어에 나선 국내증시. 오늘은 누가 방어에 나설까?
◇유로존 위기 줄어드니 미국지표가 문제
간밤 미국 뉴욕 증시는 유럽 재정 위기에 대한 우려가 다소 완화됐음에도 미국의 경제지표가 모두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다우존스지수는 전일대비 26.41포인트(0.21%) 내린 1만2393.45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99포인트(0.23%) 떨어진 1310.33, 나스닥 종합지수는 10.02포인트(0.35%) 떨어진 2827.34로 장을 마쳤다.
먼저 지난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예상 밖의 증가세를 나타내 4주 연속 늘어났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수가 1만명 증가한 38만3000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4월 첫째 주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시장의 전망치는 37만건이었다. 미국의 5월 민간 고용역시 13만3000명 증가해 전월보다는 2만명 늘었지만 전문가들의 예측치 15만명에는 못 미쳤다.
미국 상무부는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지난달에 발표한 예비치 2.2%에서 1.9%로 조정했다. 이도 지난해 4분기의 성장률 3.0%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시장에 실망을 안겼다. 미국 중부지역의 제조업 경기 동향을 나타내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도 52.7로 집계돼 전문가 전망치 56.8은 물론 지난 4월 56.2보다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왔다.
다만 장 막판에 IMF가 스페인과 방키아 지원 논의에 착수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낙폭을 다소 줄였다. IMF 측은 이 보도를 부인했다.
부진한 미국경제지표는 유럽증시의 발목도 잡았다. 간밤 범유럽권지수인 Stoxx유럽600지수는 전일대비 0.70% 하락한 238.87로 장을 마감했다. 월간 기준으로도 하락하며 지난해 8월 이후 9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추락했다. 국가별로는 영국 FTSE100지수가 0.25% 하락했고 프랑스 CAC40지수와 독일 DAX지수가 각각 0.57%, 0.79% 하락했다. 이탈리아 FTSE MIB지수도 0.60% 내려갔다.
◇일단 한고비 넘긴 증시…추가하락은 제한적일 듯
증권가에서는 유로존의 위기와 미국 경제지표 부진에도 불구하고 변동성은 지속되겠지만 곧 반등의 기회를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심리지표도 패닉 상태에서는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 하락 종목 수 대비 상승 종목 수 비율은 지난 18일 저점으로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며 “주식 매도의 클라이막스가 한 고비를 넘겼다고 볼 수 있는 시그널이 미국과 국내 증시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유럽중앙은행(ECB)의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은 스페인 은행의 예금감소를 방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올 4월까지 스페인 은행의 총 예금은 884억유로 증가했다”며 “스페인 은행의 경우 뱅크런으로 인한 은행의 유동성 위기는 LTRO를 통해 상당 부문 방어하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