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아동·청소년 학교폭력 실태와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학교 폭력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실제 목격할 때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모른척 한다’는 응답이 2007년에는 35%였지만 2010년 62%로 2배 가까이 늘었다.
학교폭력을 외면하는 주된 이유는 자신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과 학교폭력에 대한 무관심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청소년 응답자의 27.5%는 ‘같이 피해를 당할까봐’ 모른척 한다고 답했다. 이어 ‘관심이 없어서(24.6%)’,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24.0%)’ 등의 순이었다.
학생들은 학교폭력이 심각하다고 생각하지만 적극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 모순적인 태도를 보였다.
청소년들의 학교폭력 심각성 인식도는 2008년 28.6%, 2009년 32.8%, 2010년 38.1%로 꾸준히 높아졌다. 그러나 학교폭력을 당해도 대부분은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폭력 피해시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7.5%로 과반을 넘었지만 ‘도움을 요청한다’는 응답은 42.5%로 집계됐다.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이유로 ‘일이 커질 것 같아서’가 가장 많았다. 이밖에 ‘이야기해도 소용없을 것 같아서’, ‘보복당할 것 같아서’ 등이 뒤따랐다.
2010년 청소년폭력예방재단에서 실시한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1년간 학교폭력 피해율 및 가해율은 11% 이상이다. 초중고 재학생 720만명 중 피해자는 70만명에 이른다. 재학기간 동안(누적) 학교폭력 피해경험은 전체(3560명)의 22.6%로 나타났다. 반면 가해경험은 20.9%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근본대책으로 “3~5세 누리과정에서부터 질서, 나눔, 배려, 협력 등을 철저히 지도하고 정규 교과 내 인성교육을 강조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교폭력 발생비율이 높은 중학교에서 체육활동을 주 2~3시간에서 주당 4시간으로 확대하고 전국 중학교에 토요 스포츠 강사를 배치해 예술·독서 사업을 확대 지원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또 “학교폭력 근절대책은 가해자 처벌과 피해자 보호라는 이분법에 치우치는 경향이 있으나 잠재 가해자 혹은 피해자가 될 수 있는 학생들을 위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