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정책위 이 모 전문위원에 의해 외부로 유출된 220만명의 당원명부가 지난 4·11 총선 공천을 앞두고 최소 8명의 예비후보 측에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중 일부는 실제 공천을 받은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일고 있다.
이 사건을 조사 중인 당 진상조사팀 팀장인 박민식 의원은 20일 오전 국회에서 조사결과 중간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박 의원은 “현재까지 드러난 사실은 올해 2월경에 당 소속 사무보조원이 당원명부 파일을 빼내어 지금 구속되어 있는 이 모 전문위원에게 메일로 발송하였고, 이 모 위원이 문자발송 업체에게 메일로 전달하였다”고 밝혔다.
그는 “그리고 같은 무렵에 이 위원이 이번 총선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등록한 사람, 숫자는 정확치 않지만 약 8명 내외에게 당원명부를 USB 또는 메일로 각각의 해당 지역구 명단만을 전달한 사실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위원과 당원명부를 건네받은 예비후보들과는 오래 전부터 친분관계가 깊었다”며 친분관계에 의한 유출로 일단은 파악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대가성이 있었는지, 또 명부를 어떻게 활용했는지 등에 대해선 검찰조사를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15일부터 활동해 온 당 진상조사팀은 그간 당원명부가 유출될 당시 당원정보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었던 조직국 직원 8명과 이 위원, 그리고 이 위원으로부터 명부를 전달받은 문자발송업체 대표를 대면조사해왔다.
박 의원은 그러나 “당원명부를 건네받았던 예비후보자들 대부분이 경선 과정, 또는 공심위 심사 과정에서 탈락을 하였기 때문에 4·11 총선 새누리당 공천 과정의 공정성을 크게 훼손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일단은 파악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또 “당원명부 유출사건은 (현역의원 배제의 잣대로 활용된) 컷오프와는 전혀 무관하다”며 “명부를 받은 예비후보자들 사이에 친이(친이명박)다, 친박(친박근혜)다 하는 계파적인 또는 지역적인 공통점이 있었느냐는 점도 살펴보았지만 전혀 그런 공통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당 안팎에선 유출된 당원명부를 넘겨받은 후보 중 일부가 최종 공천을 받은 데다 국회의원에 당선된 인사까지 포함됐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어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일부 당원명부를 입수한 것으로 알려진 경선 예비후보의 지역에서는 아예 경선 자체가 치러지지 않은 곳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당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당원명부를 확보한 예비후보자 가운데 공천을 받은 사람 중 한 명은 친박계 김준환 후보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후보는 본선에서 민주통합당 노영민 후보에게 패해 당선되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