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전·현직 의원 11명이 21일 당원명부 유출사건과 관련해 당시 지도부였던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영세 전 사무총장의 대국민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김용태 의원과 최병국·안경률·이사철·진수희·강승규·권택기·신지호·이은재·이화수·정미경 전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명부 유출의 관리 책임이 있는 박근혜 당시 비대위원장과 권 총장이 현 지도부의 사과 뒤에 숨어 침묵하고 있는 정치적 도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유출된 명부엔 220만 당원들의 주민등록번호, 주소와 연락처 등 사적 개인정보들이 담겨 있어 대선을 앞두고 특정 캠프나 야당에게 넘어가 악용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의 심장이요, 생명이라 불리는 당원명부가 접근권도 없는 한 내부자에 의해 손쉽게 불법 유출될 정도로 부실 관리되었다니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이들은 “더욱 충격적인 건 이 명부가 지난 총선공천에 악용됐을 가능성이 무척 높다는 사실”이라며 “청년국장 이모 씨로부터 당원명부를 넘겨받은 문자발송업체가 후보 29명의 문자발송과 전화홍보 업무 등을 대행했고 이 중 10명은 경선을 치러 후보로 선출됐고 5명이 국회의원에 당선됐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이렇듯 문제가 심각한데도, 당 지도부는 사건의 축소를 통한 의혹 덮기에 급급하고 있다”며 “8명의 후보에게 명부가 넘어갔고 그 중 2명이 공천, 1명이 당선되었는데 공천과정에 악용되지 않았다고 발표한 건 당 지도부가 사건의 축소은폐를 기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는 부실조사를 통한 사건의 축소은폐 유혹을 떨쳐버리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불편한 진실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야 한다”며 박 전 위원장과 권 전 총장을 향해선 “국민과 당원 앞에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보도자료에 이름을 올린 이들 전·현직 의원들은 모두 범이명박계로, 비박근혜계 대선주자인 김문수 경기지사, 이재오 의원 측근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김 의원과 신지호 전 의원은 김문수계, 최병국·안경률·진수희·권택기 전 의원은 이재오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