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장사는 공쳐도 배당은 '두둑히'

입력 2012-07-02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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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사들이 지난해 순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배당잔치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순이익 대부분을 배당하는 운용사들이 적지 않았고 어떤 경우는 순이익보다 많은 배당을 하기도 했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1 사업연도(2011년 4월~2012년 3월) 전체 자산운용사의 당기순익은 3052억원으로 전년대비 14% 감소했다. 2009년과 비교하면 30% 이상 줄어든 수치다.

순이익은 감소 추세에 있지만 자산운용사들은 여전히 고배당을 지속하고 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올해 총 15억원을 배당키로 결정했다. 지난 사업연도 당기순이익 11억4000만원보다 많은 금액이다.

코스모운용은 당기순이익(71억원)의 두배가 넘는 165억원을 배당키로했다.

삼성운용과 한국투신운용, 하나UBS운용, 알리안츠운용, 교보악사운용, 슈로더운용 등의 배당금 총액도 각각 당기순이익의 75~100% 수준이다.

이들 운용사들이 지급하는 배당금은 대부분 최대주주의 몫이다.

한국투자운용과 한국밸류운용은 한국금융지주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계열사로 이들이 지급하는 배당금 359억원은 모두 한국금융지주가 갖게 된다.

삼성운용의 배당금도 최대주주인 삼성증권과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삼성생명,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에게 돌아간다.

자산운용사업계에서는 운용사들의 고배당을 무조건적으로 비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A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자산운용사는 제조업을 영위하는 기업 등과 달리 인건비 외에 특별히 투자할 곳이 많지 않기 때문에 많은 현금을 쌓아둘 이유가 없다"며 "펀드 손익과 회사 경영 손익도 구분되기 때문에 펀드 시장이 침체됐다는 것이 배당자제의 명분이 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배당을 자제하고 인재양성 등의 투자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B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올해는 잠잠했지만 '철새 매니저' 등 인재 부족에 따른 문제는 국내 자산운용업계가 풀어야할 숙제로 남아있다"며 "매년 벌어들인 돈을 배당금으로 나눠 갖기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인력 확충 및 인재 양성 시스템 마련 등에 사용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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