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지배기업이 비가족지배기업에 비해 고용창출 능력과 매출액신장률 등이 더 우수하고 주가상승률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은 최근 가족지배기업의 경영성과와 지배구조를 실증분석한 해외 유수 연구논문 및 저널들을 분석, “가족지배기업 장점 9선 및 경영성과”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2일 밝혔다.
Ernst & Young(2010)이 유럽 3만4000여개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가족지배기업은 2005년 대비 2007년에 비가족지배기업보다 신규고용창출 효과가 2배 더 높게 나타났고, 매출성장세도 3%포인트 더 높았다.
Roland Berger Strategy Consultants(2010) 분석에서도, 2007∼2009년 사이 독일 가족지배기업은 이익의 7.5%를 R&D에 투자해 MDAX(중형주로 구성된 독일 종합주가지수) 상장사의 R&D 투자율 3.1%보다 2.4배가량 높았다.
주가상승률도 가족지배기업이 높게 나타났는데 1997~2009년 사이 미국 및 서유럽에 상장된 가족지배기업들의 총주주수익률은, 지역과 업종을 막론하고 S&P 500 편입 기업들보다 평균 2~3%포인트 더 높았다.
가족지배구조가 낙후된 경제환경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적인 기업지배구조라는 비판이 있으나, 오히려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보편적 형태로 나타났다.
Faccio & Lang(2002)는 서유럽 13개국 상장사 5232개사의 소유현황을 분석했는데, EU 경제를 이끄는 프랑스(64.8%)와 독일(64.2%)을 비롯, 포르투갈(60.3%), 이탈리아(59.1%), 스페인(55.8%) 등에서 가족지배기업 비중이 50%를 넘었다.
McKinsey & Company (2010)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S&P 500 기업의 1/3이 가족지배기업이고, Villalonga & Amit (2006)는 1994~2000년 포춘500대 기업의 약 37%도 가족지배기업이라는 조사결과를 내놨다.
우리나라 가족지배기업 비중은 연구자 기준별로 편차가 있으나, 거래소 및 코스닥 상장사 중 최근 3개년(2007~2009년) 평균 자산 규모가 1000억 원 이상인 제조업 494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 2006년 기준 73.7%로 나타났다.
특히 가족지배기업으로 분류된 364개사 중 1세대는 157개사(43.1%), 2세대는 190개사(52.2%), 3세대도 17개사(4.7%)에 달해, 2세대 이상 가족지배기업이 더 많게 나타났다. 또 가족지배기업이 대기업보다는 중견·중소기업에서 비중이 더 높았는데, 이는 경영성과가 높은 대기업의 경우 외국계 지분이 높아져 소유권이 분산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전경련은 해외논문들이 거론한 가족지배기업의 장점에 대해 △장기적 안목에서의 경영계획 수립 △신속한 의사결정 △고용구조 안정화 △책임경영 도모 △주주가치의 실질적 확보 △위기 상황에서의 구심점 기능 △이해관계자들과의 장기적이고 협력적인 거래관계 구축 △소유분산으로 인한 무임승차 문제 해결 △대리인문제 해소 등을 꼽았다.
전경련은 “가족지배기업이 한국적인 현상이라는 편견이 있는데, 이는 선진국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지배구조인 만큼 경영성과를 기준으로 지배구조를 평가해야 한다”면서 “가족 소유의 지배구조나 경영권 승계를 대기업이 채택한다는 것만으로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또 다른 편견일 뿐이며, 가족지배구조는 중견·중소기업에서 더 많이 선택하는 지배구조”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