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의 원금과 이자를 물가에 연동시킨 물가연동채권이 새로운 투자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무엇보다 매력적인 것은 물가상승에 따른 원금상승으로 인플레이션 방어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이다. 물가가 상승할수록 수익률이 높아지는 상품인 것. 원금상승분은 비과세여서 절세효과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표면금리도 낮기 때문에 채권이자에 부과되는 세금도 상대적으로 낮다. 여기에 만기 10년의 이상인 장기채권인 만큼 금융소득 종합과세가 아닌 분리과세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자와 배당소득 등 1년간 얻은 금융소득이 4000만원을 넘는 고액자산가의 경우 금융소득을 다른 종합소득과 합산, 최고 41.8%에 달하는 세금을 낼 수 있다. 그러나 10년 이상 장기채권 이자에 대해 33%만 세금을 내도록 분리과세를 신청해 세금을 줄일 수 있다.
이처럼 완벽해 보이는 물가연동채권에도 투자에 유의할 상항이 있을까. 물론 있다. 세상에 완벽한 재테크 상품은 없으니까. 가장 먼저 지적되는 것은 원금손실의 가능성이다. 물가 하락 시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0년 이전 발행된 물가연동채권은 채권액면이 보장되지 않는다. 평균 3.5%를 넘어설 정도로 치솟았던 물가에 2010년 이전 발행물도 이미 액면가대비 20%이상 상승한 상태지만 디플레이션이 발행해 액면가만 겨우 챙기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 있다.
액면가가 보장되는 2010년 이후 발행물의 경우도 물가하락으로 은행예금보다 못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물가지수가 떨어질 경우 국가가 원금을 보장해 주기는 하지만 투자자가 얻을 수 있는 것은 표면금리에 해당하는 이자 외에는 없다.
1년째 동결중인 금리가 상승한다면 물가연동국채의 기대 수익률은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또 만기 10년 장기채권임에도 언제든 중도환매가 가능해 유동성에 큰 문제는 없다지만 금리상승과 물가하락으로 환매가 어렵거나 손실을 볼 가능성도 있다. 때문에 최근에는 물가연동국채를 담은 펀드에 보수적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재연 KDB대우증권 PB Class 갤러리아 그랜드 마스터 PB는 “소비자물가가 안정을 보이고 있는 지금이 사실 물가연동채권에 투자하기에는 적기”라며 “하지만 물가가 떨어지면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식처럼 분할매수하는 전략을 쓰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지금이 바닥처럼 보일지라도 바닥 밑, 지하실이 나타날 수 있으니 물가가 떨어져 물가연동채권의 가격이 하락할 때마다 나눠서 매입해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최근 여러 복지정책으로 세수확대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정부가 언제든 물가연동국채의 원금 증가분에 이자소득세를 물릴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