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무기간에 얻은 스트레스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도 국가유공자로 인정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5부는 김모(29)씨가 "국가유공자 비해당 결정을 취소하라"며 의정부보훈지청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1심을 뒤집고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군 복무 중 구타 등 구체적인 가혹행위를 당하지 않았어도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불안장애가 발병했다면 국가유공자로 인정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발병 시기나 수행한 업무의 종류를 고려하면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성격인 김씨가 일반사회와 달리 엄격한 규율과 통제가 이뤄지는 폐쇄된 병영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김씨가 정신과 치료를 받은 사실이 있지만 현재 나타나는 증상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가족이 치료받은 사실도 있으나 김씨 증상과는 달라 유전적 요인이 작용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2007년 육군에 입대한 그는 군복무 중 잦은 훈련과 업무 과중, 동료의 욕설 및 가혹행위로 불안장애를 앓게 됐다는 이유로 만기전역한 지 2개월 뒤 국가유공자 등록을 신청했다. 하지만 보훈지청은 증거 부족의 이유로 거부했다.
또한 이후 1심 재판부도 "상급자로부터 가혹행위를 당했거나 과도한 업무를 수행했음을 입증할 구체적인 자료가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