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없이 부족한 외국인 관광객 숙박시설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관광호텔 설립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를 반영하듯 서울시내에 관광호텔 건설 붐이 일고 있다.
기존 업무시설을 관광호텔로 개조하거나 새로 짓겠다며 서울시에 사업내용 심의를 신청하는 개발건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 역시 최근 외국인 관광객 급증으로 숙박시설 부족난이 심화되자 업무시설을 숙박시설로 용도변경을 해주거나 해당 부지의 용적률을 늘려 호텔 신축을 용이하게 해주는 등 적극 지원하고 있다.
◇ 관광객 급증, 숙박시설 필요성 높아져 = 올해 외국인 관광객은 처음으로 1000만명을 돌파해 108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이 중 90%가량이 서울을 방문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 서울에는 전국 6만9000실의 호텔객실 중 2만4000실이 있고 호텔객실 점유율은 무려 90%가 넘는다. 전국 평균 점유율이 60% 미만인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외국 주요도시와 비교하면 턱없이 모자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도쿄, 싱가포르, 파리, 로마 등은 평균 약 12만실 정도의 객실을 가지고 있다. 서울의 5배 정도의 객실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이렇다보니 서울시도 호텔객실 확보를 서두르며 각종 지원방안을 내놓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 들어 도시계획위원회와 도시·축공동위원회에 총 13건의 호텔 신축안과 2건의 증축안이 서울시 심의에 상정됐다. 대부분 호텔 신축을 위한 용적률 완화요청으로 11건이 가결됐다. 매달 2건가량 심의를 통과한 셈이다.
박원순 시장이 취임한 2011년 10월 서울시는 마포구 서울가든호텔 재건축안을 통과시킨 이후 매달 호텔건립을 허용하며 호텔건립을 독려하고 있다.
서울시는 2010년부터 현재까지 관광호텔 신축 사업계획이 추진되는 곳을 81개로 집계하고 있다. 50곳은 건축 단계이고 나머지 31곳은 사업계획을 마련 중에 있다. 대부분 2015년 전까지 완공 예정이다.
이처럼 호텔 건립에 대한 분위기가 조성되자 지난해 6월 서울시가 설립한 ‘관광호텔 건립 지원센터’의 반응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현재까지 상담건수만 매달 30건 이상, 하루 1건 이상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관광호텔 건립 지원센터 관계자는 “호텔건립 절차나 용적률과 관련된 인센티브에 대한 문의가 가장 많고 직접 방문해 상담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서울시가 관광호텔 확충에 대한 지원기조가 뚜렷해지며 문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용적률 완화에 건설사도 관심 고조
서울시는 관광호텔 건립 지원센터 설립에 이어 지난해 7월 도시계획조례를 개정해 한국전통호텔·관광호텔 업을 위한 관광숙박시설을 건축할 경우 용적률을 최고 20%까지 올려주고 있다.
실제로 지난 해 11월 마포로 4구역에 용적률 1084%를 적용한 지상 25층 규모의 관광호텔을 짓는 계획안을 통과시켰고 12월에는 송파구 석촌동 일대에 관광호텔을 지을 경우 2개층을 증축할 수 있도록 용적률을 400%에서 478%로 완화했다.
이 달 들어서 승인이 난 중구 을지로2가 101-1번지 일대에 짓고 있는 관광호텔 용적률 역시 시는 상향 건립안을 승인했다. 용적률을 600%에서 716%로 완화해 준 이번 결정으로 지하 3층~지상 15층 208실 규모로 지을 수 있게 됐다.
또한 종묘, 창덕궁 등과 인접한 원남동에 들어설 예정인 관광호텔 용적률 완화안도 수정가결했다. 용적률을 기존 400%에서 614%로 확대 적용받아 지하 2층~지상 13층 120실 규모로 건립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사업성 개선을 위해 용적률을 대폭 완화해 승인해 주자 극심한 경기 침체 속에서 먹거리 찾기에 나선 건설사들도 관광호텔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들 건설사는 단순 시공에 그치지 않고 운영까지 맡으며 신사업으로 개발하는 분위기다.
대림산업은 최근 자회사인 오라관광을 통해 서울 을지로3가 장교4지구의 호텔 건립부지를 매입했다. 오라관광은 여기에 430실 규모의 호텔을 지을 예정이다. 또 플랜트사업본부가 있던 여의도 사옥에도 호텔을 짓기 위해 최근 기존 건물 철거작업에 나섰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종로나 중구 등 도심권을 비롯해 강남 테헤란로 일대에 추가로 호텔을 짓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또한 중견건설사인 부영은 지난 2009년 매입한 서울 성수동 뚝섬부지에 호텔을 짓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업용지인 이 땅은 당초 주상복합 건립이 예상됐지만 회사 측은 주택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호텔 등 다른 사업 대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건설사들이 호텔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호텔의 경우 다양한 시공경험과 리조트 건설 노하우를 가진 대형 건설사들이 쉽게 진출할 수 있는 사업으로 꼽히기 때문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