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만원짜리 금메달 하나를 따기 위해 204개국 1만500명의 선수가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하지만 이들 중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는 사람은 302명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고작 80만원때문에 선수들이 자신의 몸도 돌보지않고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은 아니다. 80만원짜리 메달이지만 그 뒤는 숨은 경제학이 따로 있다.
당장 메달리스트는 포상금을 받는다. 각 나라마다 다르지만 우리나라는 금메달일 경우 6000만원, 은메달은 3000만원, 동메달은 1800만원의 포상금이 지급된다. 포상금뿐 아니라 메달리스트들에게는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지급하는 체육연금이 지급된다.
각 종목별로는 별도의 후원사들의 추가포상금도 있다. SK 최태원회장은 핸드볼 협회에,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양궁협회에, 정동화 포스코건설 부회장은 대한체조협회에 금메달 획득시 추가 포상금을 약속했다. 축구의 경우는 동메달을 경우 15억2000만원의 포상금을 받는다.
또 다른 매력적인 혜택도 있다. 병역혜택이다. 한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이 런던을 꺾고 4강에 진출한 후 기자회견 장에서 병역 혜택이 부담이 되지 않느냐는 질문이 나올 정도로 주목을 받았던 게 병역혜택이었다. 병역혜택은 젊은 축구 선수들의 해외 진출 여부, 경제적 이득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림픽 금메달에는 경제적으로 환산할 수 없는 무엇이 있다. 경제적인 보상이 강력한 유인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선수들의 금메달을 향한 의지를 설명할 수 없다. 경제적 이득이 없다고 해서 교통사고 후유증에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장미란 선수의 도전이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며 팔이 부러지는 부상을 당해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고 해서 사재혁 선수의 4년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하는 선수들은 개인의 한계를 넓혀나간다는 성취감, 조국의 명예를 드높혀야 한다는 사명감,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의지는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것이 4년이라는 긴 시간을 이겨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장미란은 용상 3차 시기에 실패한 뒤 올림픽 무대와의 작별을 암시하듯 손으로 바벨에 간접 키스를 건넸다. 선수들의 4년간 노력의 가치는 금메달 포상금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