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7일 단행한 첫 당직 인선이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대법관을 지낸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을 제외하면 대부분 박 후보의 측근이나 경선 캠프에 참여했던 인사들로 다시 자리가 채워졌다. 박 후보가 TV토론회에서 “현 정부에 대한 불신도 고소영, 회전문 인사 등 인사문제에서 시작됐다”고 말한 지 꼭 열흘 만이다.
대선공약을 총괄할 국민행복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된 김종인 전 의원은 경선 때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냈다. 앞서 작년 박근혜 비상대책위 체제에선 비대위원도 역임했다.
대선캠프를 기획할 대선기획단 단장인 이주영 의원은 친박(친박근혜)계로, 박 후보가 비대위원장을 지낼 때 정책위의장이었으며 경선 캠프 특보단장을 맡았었다.
특히 박 후보 핵심측근으로 경선 캠프 총괄본부장이었던 최경환 의원은 박 후보 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이동했고, 실장이던 이학재 의원은 부실장으로 내려갔다.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과 손발을 맞출 위원에는 캠프에서 정치발전위원 등으로 일했던 이상돈 중앙대 교수와 박효종 서울대 교수가 낙점됐다.
대선기획단 분야별 위원 면면도 마찬가지다. 정책에 안종범 강석훈 의원이 그대로 들어갔고, 홍보에도 비대위 시절부터 박 후보와 호흡을 맞춰온 조동원 당 홍보기획본부장이 재차 기용됐다. 직능담당도 그대로 유정복 의원이 맡는다.
그간 당에서 인적쇄신 차원으로 제기된 ‘친박 2선 후퇴’는 없었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인사가 공식적으로는 박 후보와 황우여 대표, 서병수 사무총장 등이 논의해 도출해 낸 결과지만, 실제로는 친박 핵심 의원 몇몇이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핵심관계자는 “당직도 없는 최경환 의원 등이 이번 인사에 관여했다”고 전했다.
황 대표도 인사가 발표되기 전날까지도 정확히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번 인사에 황 대표의 의중이 거의 반영되지 못한 것도 최 의원과의 알력다툼에서 밀렸기 때문이란 지적이 있다.
주변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 의원은 황 대표 체제가 들어설 당시 사무총장 물망에 올랐으나 황 대표가 반대했고, 이 때문에 둘 사이가 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