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우희덕 숭실대 홍보팀 계장 ‘몰개성 시대의 자기 홍보’

입력 2012-08-29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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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인가 잘못되었다. 너 나 할 것 없이 ‘창의성’, ‘개성’, ‘독창성’을 외치는 시대지만 어쩐 일인지 사람들은 ‘국화빵’을 나눠먹은 듯 비슷해지고 있다. ‘트렌드’라는 상업적 몰개성화 앞에 사람들은 같은 옷을 입고,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차를 타고, 같은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같은 성형외과에서 성형을 받은 사람들의 얼굴이 모두 똑같아 보이는 ‘가족적인’ 사진도 인터넷에 우스개로 떠돌고 있다.

개인의 정체성이 매몰되기를 요구하는 자본주의 시대의 거대 담론 앞에 ‘자기 홍보’는 필연적이다. 비슷한 존재들의 끝없는 나열 속에 자신의 존재 이유를 자의든 타의든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억압적 시대 상황에서 ‘자기 홍보’는 ‘당당함’과 ‘다름’의 주체적 외침이다.

‘자기 홍보’는 무엇보다 자신의 ‘주제 파악’이다. 이것은 ‘너 자신을 알라’는 부정적 함의가 아닌 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즐기는지를 아는 것이다. 이것을 아는 전문가, 예술가 집단에서 몰개성을 찾기는 힘들다. 잘하면 달라지는 것이다.

다음은 자신만의 ‘브랜드 구축’이다. 이것은 자신을 ‘하나의 대표 이미지’로 통일하고, 지속적으로 유지할 때 형성된다. ‘자기 홍보’는 이것도 저것도 잘한다는 ‘뷔페식 자기 자랑’이 아니다. ‘나는 한 놈만 팬다’는 정신으로 한 가지에 집중하는 것이다. 나아가 ‘브랜드 유지’를 위해서는 ‘자기 혁신과 객관화’도 필요하다.

‘공공성’도 빼놓을 수 없다. 뚱딴지 같은 얘기가 아니다. ‘자기 홍보’는 자신이 속한 조직과 사회에 이익이 되어야 한다. 거짓과 불법은 안 된다. 자신밖에 모르는 사회풍조에서 공공성은 개성이다.

이처럼 ‘자기 홍보’는 아이러니하게도 평범하고 기본적인 것에서 나온다. 스티브 잡스가 개성 없는 티셔츠와 청바지로 자신의 스타일을 전 세계에 각인시킨 것처럼 말이다. ‘자기 홍보’는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꾸미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것에 최대한의 의미와 열정을 부여하고, 그 변함없는 가치를 제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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