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가수들의 수입원은 음반음원 판매, 방송 출연료와 행사 및 공연이다. 세 가지 수입원이 모두 기형적인 구조를 갖고 있어 가수들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는 게 대한가수협회의 주장이다. 음반과 음원 판매가 저조한데다 수익 배분구조가 가수들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게 구성돼 있고 비현실적인 출연료는 고질적인 문제이지만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또한 최근 들어 방송사 음악 프로그램이 자체적으로 행사 영업에 나서면서 가수들의 무대 수입원 마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가수의 방송 출연이 홍보 목적이라는데 동의했을 때가 있습니다. 방송 출연을 통해서 행사나 공연이 가능했고, 그 비용이 출연료의 수십 배에 달하기 때문이었지요. 지금은 어떻습니까? 지상파와 케이블 채널 등에서 방송하는 133여개의 음악 프로그램들이 노골적으로 행사를 유치해 수입을 독점하고 있습니다. 가수들의 수입은 방송사가 올리고 있고, 대신 가수들은 비현실적으로 책정되어 있는 출연료를 받는데 그쳐야 하는 현실입니다.”
인기있는 아이돌 가수들은 얘기가 다르다. 가수협회가 아닌 연예기획사에 소속돼 있는 가수들은 개별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없고, 방송사와 기획사간의 이해관계가 형성돼 있어 비교적 안전망이 확보된 상태다. 김 사무총장은 대한가수협회 추산하는 3만 여명의 가수 중 1%인 300여 명 만이 방송 출연과 행사 등 가수활동으로 생업을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출연료, 행사비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가장 부당한 것은 저작권법이죠. 저작권법 100조 영상저작물에 대한 권리 조항이 일방적으로 방송사에 수익을 올려주는 독소조항입니다. 가수들은 연기자들과 달리 출연한 음악프로그램이 재방송 돼도 출연료를 받지 못합니다. 가수가 출연한 영상물에 대한 복제권, 배포권, 방송권, 전송권이 모두 방송국에 속한다는 얘기입니다. 쉬운 예로 노래방 모니터 등에서 상영되는 가수의 무대 영상에 대한 판매 권리가 방송사에 있어서 이에 대한 수익 모두가 방송사의 것이죠. 법 조항의 문제는 가수들이 나서서 해결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공정거래위원회가 이 대목에 관심을 기울여주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김원찬 사무총장의 주장대로면 스타 가수들의 행사 무대 한 번 출연료가 수 백 만원에서 수 천 만원에 달하는 상황은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것일까. 이는 천체 가수의 1%도 안 되는 극소수가 벌어들이는 수입인 셈이다. 톱가수들 역시 음악방송 출연료를 수입으로 잡지 않는다고 말하는 현실에서 행사조차 방송사에 빼앗기는 99%는 가수를 전업으로 삼았을 때 사회 빈곤층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이것이 한국 가수가 미국 빌보드 차트에 랭크되고,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호령하는 2012년 대한민국 가요계의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