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구단 체제가 갖춰진 1990년대 들어 꾸준히 관중수가 증가했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까지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IMF 외환위기와 박찬호를 필두로 한 국내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 여기에 2002년 한일 월드컵까지 겹치며 관중수가 급감해 이 기간동안 관중수는 300만명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4강, 2008년 베이징올림픽 우승 등을 계기로 관중들은 다시 야구장을 찾기 시작했고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준우승이란는 호재를 맞아 관중수는 크게 늘어 2011년에는 680만명 이상의 관중을 동원할 수 있었다.
올시즌에는 흥행요소들이 많았다. 박찬호, 김병현 등 메이저리그 출신 선수들에 이승엽, 김태균 등 일본프로야구에서 활약했던 선수들도 한꺼번에 복귀했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이들의 경기를 보기 위해 시즌 개막전부터 많은 팬들이 야구장을 찾았다. 100만부터 600만 관중 달성에 이르기까지 역대 최소 경기 돌파를 기록하는 폭발적인 관중 증가세였다. 역대 최다 관중 동원에 따라 입장 수입 역시 최대치를 기록했다. 2일까지의 올시즌 총 입장 수입은 623억3949만28원이다. 600억원을 돌파한 것은 올해가 당연히 처음이다.
700만 관중 시대에 접어들면서 다음 목표는 자연스럽게 1000만 관중 동원으로 연결되고 있다. 800만이나 900만이 현실적인 목표지만 현재의 증가세라면 1000만 관중 역시 충분히 가시권 내에 들어와 있다. 특히 내년 시즌 NC 다이노스가 합류해 9구단 체제가 되고 곧바로 10구단 역시 창단된다면 1000만 관중 목표는 빠르게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700만 관중이라는 가시적인 성과와 장밋빛 미래라는 호재가 겹쳤음에도 해결해야 할 부분은 명확하다. 좌석수가 적고 낙후된 구장들이 많다는 점은 이미 오래 전부터 제기되어 오던 문제점이다. 점유율이 70%에 육박하는 만큼 이제는 경기장 규모를 늘려야 한다. 2일까지 경기당 평균 관중이 1만3514명에 달하고 있지만 비슷한 점유율을 기록중인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경기당 평균 관중수는 절반을 조금 넘는 정도에 머물고 있다. 미국에 30곳, 일본에 11곳이나 되는 3만석 이상의 구장이 국내에는 단 1개도 없다. 잠실이나 사직이 3만명 이상의 관중석을 자랑했지만 입장료 차등화로 인한 관중석 조절로 현재는 3만명 이상을 수용할 수 없는 상태다. 그나마 2만석에도 미치지 못하는 구장이 4곳이나 된다.
우천으로 순연되는 경기들이 많아 이 경기들이 차후로 연기될 경우 관중 동원은 더욱 힘들어진다. 우천시에도 경기에 지장을 받지 않을 돔구장 건설 역시 야구계의 오랜 숙원이다.
호재들로 인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프로야구는 올해 전체 일정의 20% 이상이 매진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10구단 체제까지 본격적으로 갖춰진다면 프로야구의 전체 판은 더욱 커질 것이다. 현재의 인기를 그대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외형적인 성장세에만 만족할 것이 아니라 당면한 문제 역시 슬기롭게 해결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