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형유통업체의 입맛에 맞는 조사로 영업규제 효과를 왜곡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4일 민주통합당 전정희(전북 익산을) 국회의원은 지식경제부의 연구용역이 전통시장 매출 4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신용카드 결제액을 주요 매출로 삼고 일단위가 아닌 주단위 매출 비교를 통해 조사의 객관성과 신뢰도를 떨어뜨렸다고 주장했다.
지경부 연구결과에 따르면 전통시장의 매출은 대형마트의 의무휴업 주간이었던 5월 넷째주의 경우 전 주 대비 9.3% 증가했으나 6월 둘째·넷째주간은 오히려 0.7%~1.6% 감소했다. 의무휴업 주간에 전통시장 매출의 특별한 변동을 파악하기 힘들다는 게 연구의 결과다.
하지만 연구 자체가 전국 전통시장 중 신용카드 단말기가 설치돼 있는 5851개 점포의 현금영수증과 신용카드 결제액만을 반영한 것은 왜곡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게 전 의원 측의 주장이다.
전 의원은 "전체를 아우르지 못하는 극히 제한된 데이터만으로 분석한 탓에 왜곡된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실제 시장경영진흥원의 ‘2010년 전통시장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전통시장 내 신용카드 단말기가 설치된 점포의 비율은 50.2%에 불과하다. 신용카드 매출 비중은 18.8%로 현금(78.9%)의 4분의 1 수준이다.
더욱이 일단위가 아닌 주단위 매출을 비교하고 대형마트와의 거리 변수는 아예 무시한 것으로 드러나 전 의원 측은 지경부 조사의 통계적 유의성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전 의원은 “일반적으로 소비자 구매력이 주말에 높고 이후 한동안 구매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 만큼 의무휴업일과 정상영업일 간 일단위 매출을 비교하는 것이 상식”이라며 “대형마트와의 거리도 전통시장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변수인데도 이를 전혀 감안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AC닐슨은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의 판매 데이터를 분석해 그 결과를 주요 유통업체들에게 판매하는 조사기관인데 과연 자신들의 고객에게 불리한 결과를 낼 수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전 의원은 “지경부가 표방한 것처럼 객관적이고 공정하기는 커녕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한 의도적인 계산이 깔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8일 국정감사에서 대형마트 규제에 대한 지경부의 명확한 입장과 편협한 연구 결과의 문제점 등을 집중 추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