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형 랩의 주역이던 대형 자문사가 잇따라 운용사로 전환하고 있다. 자문사의 주수입원이던 주식 자문형 랩의 인기가 시들해진 데 따른 자구책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자문업계 1위 브레인투자자문이 헤지펀드 전문 운용사로 변신을 시도한데 이어 수탁고 기준 업계 5위인 한국창의투자자문이 대신자산운용에 전격 합병됐다.
대신자산운용은 15일 한국창의투자자문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신자산운용은 한국창의투자자문이 보유한 일임, 자문형 계약고는 물론 인력도 함께 인수하게 됐다. 운용사가 자문사 지분을 100%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0년 설립된 한국창의투자자문은 출범 초기 자문형랩 수탁고가 1조5000억원까지 늘었던 중견 자문사다.
대신자산운용 관계자는 “이번 양해각서 체결후 본계약을 위한 실사를 진행하며 출자 및 합병을 위한 금융감독당국의 승인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며 “그동안 공석인 대신자산운용의 대표직은 서재형 창의투자자문이 맡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대형 자문사인 코스모투자자문이 운용사로 전환했고 2008년엔 에셋플러스투자자문이 직판운용사인 에셋플러스자산운용으로 전환했다.
한 자문사 대표는 “불과 2년전만 해도 재테크 핵으로 떠올랐던 주식형 자문형 랩이 저조한 성과와 고객 및 판매사의 외면 등으로 회사를 꾸리기조차 힘든 상황”이라며 “금융당국이 자문 관련 규제를 완화해주거나 자문사 스스로 고도로 차별화된 전략을 개발하지 못한다면 구조조정 이외에 별 다른 기사회생책은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분기에 152개 투자자문사 가운데 125개사가 적자를 기록했다. 이같은 적자회사 규모는 전년 동기보다 52개사가 늘어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