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슘 검출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는 이금기 일동후디스 회장에게 또다른 악재가 발생했다. 자사 임원이 새로운 회사를 만들어 이 회장을 겨냥하는가 하면 경쟁사도 틈을 타 시장진입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점유율 97%로 800억원대의 산양분유 시장을 독점하던 이 회장의 난공불락의 요새가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이 회장의 품을 떠난 아이배냇의 마케팅 담당 김인호 전무와 유근상 영업본부장은 지난 18일 산양분유 론칭 행사에 모습을 보였다. 아이배냇은 일동후디스가 원료를 공급받는 뉴질랜드에서 산양분유 원료를 수입한다. 이 회장을 가장 잘 아는 김 이사와 유 본부장이 아군이 아닌 적군이 되면서 일동후디스는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특히 전석락 대표와 연구개발을 맡은 윤승섭 전무는 매일유업 연구소장 출신이다. 아이배냇은 일동후디스를 잘 아는 영업력과 함께 분유업계의 기술력까지 한데 모은 셈이다. 내년도 산양분유 시장에서 매출 300억원으로 시장 점유율 20%를 달성하겠다는 게 전 대표의 전략이다.
더욱이 일동후디스와 아이배냇 간 뉴질랜드 목장의 산양 마릿수 격차도 좁혀지게 된다. 현재 일동후디스의 산양은 2만마리대로 아이배냇의 8000마리보다는 우월하다. 하지만 앞으로 산양 마릿수를 늘리고 목장을 추가로 개설할 계획이다.
특히 전 대표는 내년 초에 기존 분유 시장에도 진출하는 한편 중국,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도 공략할 예정이다.
이 회장의 고민은 아이배냇뿐만이 아니다. 기존 분유업계 강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도 산양분유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유럽 오스트리아산 산양분유 원료를 파우더 형태로 수입해 국내에서 가공해 이르면 11월 중 판매할 계획이다. 강력한 자본력과 마케팅·유통 노하우를 가지고 있어 이 회장의 고민은 더 깊어져 갈 전망이다.
특히 남양유업은 일동후디스와 아이배냇과 달리 산양분유 원료를 국내에서 가공키로 했다. 세슘 논란에서 비껴가기 위해서다.
한편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은 산양분유 사업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대표가 올해 초 김 회장을 찾아 산양분유 사업을 타진했지만 거절당했다는 것.
전 대표는 “2003년 매일유업을 떠난 이후 10여년 만에 김 회장을 찾았지만 김 회장은 산양분유 사업에 관심이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