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스타벅스에 이어 이베이가 영국에서 거액의 세금을 회피한 사실이 밝혀지면 미국 기업들에 대한 세금회피 문제가 논란의 중심에 올랐다.
인터넷 경매 쇼핑 회사인 이베이는 영국에서 한해 8억 파운드의 매출을 올리고도 법인세를 100만 파운드밖에 내지 않았다고 선데이타임스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베이 미국 본사의 회계자료를 보면 영국 자회사들은 2010년 7억8900만 파운드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베이 그룹 전반의 이윤 23%를 적용하면 영국에서의 이익은 1억8100만 파운드로 법인세 5100만 파운드를 내야 한다.
그러나 이베이의 4개 영국 자회사가 낸 세금은 120만 파운드에 불과하다.
이베이는 영국에서 5000만 파운드의 세금 회피를 위해 룩셈부르크와 스위스를 통로로 활용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영국의 경매사이트를 이용하는 판매 금액이 룩셈부르크나 스위스의 이베이 자회사 계정으로 이관되기 때문에 예상 징세액과 실제 납세액과의 격차가 생긴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이베이 대변인은 “유럽의 이베이 자회사는 조세당국과 함께 일하면서 각 나라의 국내법과 국제법규에 전적으로 부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스타벅스는 지난 주 영국에서 14년 전 개점이래 30억 파운드의 커피 매출을 기록하고도 법망의 허점을 틈타 860만 파운드를 납세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스타벅스는 영국 시장의 수익성이 좋다고 투자자들에게 말하면서도 최근 3년간 적자를 기록했다며 법인세를 한푼도 내지 않아 논란이 됐다.
구글과 페이스북 등 다른 미국 회사들도 영국에서 세금을 낮추기 위해 아일랜드 등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웨덴 가구회사 체인인 이케아 역시 해외 자회사에 로열티 지급 방식으로 이익금을 보내 영국에서 법인세를 절반만 냈다.
이같은 외국회사들의 절묘한 회계 기교에 영국 정치인들과 소비자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영국 하원 공공회계위원회는 내달 5일 외국회사들의 조세회피 전략 등에 대한 청문회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