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대회에 함께 참석했다. 안 후보는 문 후보에게 “국민 여러분께서 염려가 많으신 것 같다.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전했다.
유 대변인은 “문 후보께선 이에 대해 호응하셨다고 한다”면서 “문 후보는 현장 다니는 것이 어떤지 물어보셨고 안 후보는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농성현장 등을 다녀온 걸 얘기했다”고 했다.
당초 행사는 주최측인 한국노총의 배려로 두 후보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동선이 최대한 겹치지 않도록 준비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가 연설한 뒤 문 후보가 입장하고 문 후보의 연설이 끝나면 안 후보가 무대에 오르는 식이다. 박 후보는 예정대로 연설을 마친 뒤 행사장을 나갔다. 반면 문 후보는 행사장을 빠져나가는 대신 다시 내빈대기석으로 돌아와 안 후보의 연설이 끝나길 기다렸다.
오후 1시 30분쯤 시작된 이날 행사에서 두 후보는 각자 연설 시간을 제외하고 약 30분 간 함께 앉았다. 자리에 앉은 뒤 약 10분 간은 서로 이야기를 나누지 않고 앉아있다가 박 후보가 연설을 위해 무대로 올라 두 후보만 남게 되자 문 후보가 말을 걸었다. 문 후보가 웃으며 말을 건네고 안 후보가 고개를 끄덕거리며 화답했다.
안 후보까지 연설을 마친 뒤 내빈대기석의 분위기는 한층 밝아졌다. 두 후보 측 동석자들이 한 자리에 앉아 ‘비정규직 차별 철폐, 노조법 개재정’ 등의 구호를 함께 외치기도 했다. 행사장을 빠져나가던 문 후보는 이날 안 후보와 나눈 대화내용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서로 잘 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한편 문 후보는 이날 행사에서 ‘1세대 노동변호사’임을 강조하며 △택시 대중교통 법제화 △법정 노동시간 준수 △근로시간 면제제도 개혁 △비정규직 50% 축소 △공공부문 상시직 정규직 전면전환 △노조의 단체교섭권 신장 등의 노동분야 공약을 재확인했다.
문 후보는 “시대적 과제인 경제민주화는 노동민주화 없이는 이뤄지지 않는다”며 “노동의 관점에서 경제민주화를 말하고 있는 후보는 저 문재인밖에 없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한국의 무너진 노동 기본권을 살리기 위해선 노동에 대한 국정운영의 철학이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근로자의 날’을 ‘노동절’로 바꾸고 △초중고교 및 대학에서 노동교육을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을 근본적으로 개혁하지 않으면 조금씩 개선시키는 근로조건도 바로 후퇴한다. 그래서 정치혁신을 강하게 요구하고 추진하고 있다”며 지지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