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의 한국과 중국에 대한 감정이 극도로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 중국에 대한 호감도는 사상 최저치인 반면 미국에 대한 호감도는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내각부가 지난 9월27일부터 10월 7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838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외교에 관한 여론조사’에서 한국에 대해 “친하다고 느낀다”는 답변은 작년 62.2%에서 23%포인트 떨어진 39.2%를 기록했다고 25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한국에 대해 “친하다고 느끼지 않는다”는 답변은 전년보다 23.7%포인트 늘어난 59%였다. 이는 1999년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치이다.
한류 영향으로 급상승했던 호감도가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일왕 사과 요구 등으로 급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언론은 분석했다.
한·일 관계에 대해서도 “좋지 않다”는 답변이 지난해보다 42.8%포인트 급증한 78.8%였다.
중국에 대한 호감도도 1978년 이후 최저치로 반중 감정이 더욱 악화했다.
중국에 대해 “친하다고 느낀다”는 응답은 18%로 지난해보다 8.3%포인트 감소했다.
“중·일 관계가 좋지 않다”는 답변은 16.5%포인트 상승한 92.8%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과“친하다고 느낀다”는 질문에는 지난해보다 2.5%포인트 늘어난 84.5%에 달해 지난해에 이어 최고 기록을 2년 연속 경신했다.
이러한 조사 결과에 일각에서는 일본이 19세기 말의 ‘탈아입구론’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근대화를 이룬 일본은 19세기 말 식민주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한국·중국과 관계를 두절하고 서구와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해야 한다는 탈아입구론이 성행했다.
다만 이번에는 중국이 지난 2010년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경제국으로 부상하고 한국도 견실한 성장세를 유지하는 데 반해 자국은 경제 장기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데 따른 좌절감과 중국과의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영유권 분쟁으로 촉발된 위기의식이 반한·반중 감정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