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안철수 관련주는 26일 대장주인 안랩과 인맥주인 써니전자, 미래산업, 우성사료 등이 하한가로 내려 앉으면서 하루만에 시가총액이 1477억원 증발했다.
안철수 관련주들이 무너진 원인은 사퇴로 대선 테마주로서의 자격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안철수 테마주의 붕락은 예고된 재앙이라고 할 수 있다.
안철수 전 후보가 서울시장 출마를 시사했던 2011년 9월2일 3만9800원이었던 안랩은 대선 유력 주자로 부상한 올 1월 6일 16만7200원까지 치솟았다가 후보를 사퇴한 26일에는 3만5250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안랩이 400여일간의 아찔한 롤러코스터를 펼치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은 천당과 지옥을 수차례 오가야 했다.
그러나 기업의 펀더멘털과 무관한 재료로 급등한 주가는 재료가 소멸되면 급락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과거 정치 테마주의 궤적을 봐도 훤히 알 수 있다. 지난 2007년 17대 대선 당시 4대강 사업 테마가 증시를 뒤흔들었고 수혜주로 꼽히던 중소형 건설사들의 주가는 30배 이상 급등했지만, 대선 직후부터 수직 낙하했다.
2007년 8월 2600원대에 불과했던 이화공영 주가는 4개월 만에 6만7400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당시 이명박 후보의 당선에도 불구하고 이화공영 주가는 연말 1만5000원대까지 급락했다. 피해는 고스란히 추격매수에 나선 개미들에게 돌아갔다.
이처럼 정치 테마주는 재료가 사라지면 예외 없이 폭락했지만 투자자들은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나 오를 때 빠져나오면 된다는 오만에 빠져 불나방처럼 추격매수에 나섰던 것이다.
전문가들은 안철수 테마주들이 무너진 것처럼 다른 테마주들도 비슷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대선이 가까이 다가오면서 이제 정치테마주들은 증시에서 사라질 일만 남았다”며 “마지막까지 수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인해 추격매수에 나선다면 손실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A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현재 정치 테마주들은 실적보다는 인맥과 정책 등 막연한 기대감에 급등을 했다”며 “안철수 테마주 역시 이런 부분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재료가 소멸되면서 원래의 주가를 찾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종목 투자에서 가장 기본적은 것은 기업실적과 같은 펀더멘털 요인을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하는 것”이라며 “정치테마주는 이를 무시하고 있기 때문에 가장 큰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정치테마주에 다시 올라탄다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