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따라잡기]스팩 고사위기

입력 2012-11-28 16:38 수정 2012-11-29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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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합병 실패 도미노...합병에 성공한 스팩마저 고전

우량 기업의 자본시장 진입을 활성화하기 위해 2009년 도입된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이 고사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히든챔피언스팩1호와 환경에너지 전문업체 엔바이오컨스의 합병이 무산됐다. 합병에 실패하면서 스팩 시장은 더욱 경색되는 분위기다.

현재까지 합병에 실패한 스팩은 총 8개로 이 중 부국퓨쳐스타즈스팩, 하이제1호스팩, 키움스팩1호, SBI앤솔로몬스팩은 거래소로부터 합병상장 미승인 판정을 받았다. IBK스팩1호는 지난해 11월 합병승인 요청을 자진 철회했다.

또한 대신증권그로쓰스팩-썬텔, 하나그린스팩-피엔티는 주주총회에서 기관의 반대로 합병이 무산됐다. 대우증권스팩, 미래에셋증권스팩, 동양밸류스팩은 결국 마땅한 인수합병(M&A) 대상을 찾지 못해 자진 상장폐지됐다.

이처럼 스팩의 합병 시도가 연이어 불발탄 신세가 된 것은 투자를 유인할 매력 포인트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앞서 스팩합병에 성공한 6곳 중 하이비젼시스템을 제외한 알톤스포츠, 화신정공, 서진오토모티브, 코리아에프티, 삼기오토모티브 등 5개사의 주가 추이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가격보다 싼 데다 거래마저 부진한 형편이다. 합병에 성공한 ‘선배’들이 시장에서 철저하게 외면당하고 있는 셈이다.

관련 제도 역시 스팩의 발목을 잡았다. 금융당국은 자본환원율(미래추정이익을 현재가치로 전환하기 위해 적용하는 할인율)을 인상하는 방식으로 합병 과정에서 기업의 가치가 과대평가 되는 것을 예방해 왔다. 그러나 이같은 정책이 합병의 큰 걸림돌로 작용하자 금융당국은 지난해 10월 스팩 시장 활성화를 위한 조건부로 자본환원율 인상 조치를 폐지했다. 하지만 이미 스팩 붐이 꺾인 후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유럽발 재정위기 등으로 시장 분위기가 침체된 데다 합병에 성공하더라도 합병 이후 주가가 부진한 경우가 많아 스팩에 대한 기대감이 많이 떨어졌다”며 “인수할 만한 기업의 숫자는 한정돼 있는데 스팩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다 보니 협상을 진행하기도 까다롭다”고 말했다.

◇용어설명

스팩(SPAC) = M&A를 목적으로 설립하는 명목상의 회사다. 공모를 통해 자금을 모으고, 기업합병에 따른 주가상승을 통해 수익을 얻는다. 2009년 도입 당시 투자자에게는 M&A 투자 기회를, 기업에게는 우회상장 통로이자 자금조달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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