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연비 논란으로 몸살을 앓던 현대·기아차가 신흥국 판매증가 기대감에 힘입어 빠르게 안정을 되찾고 있다.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전일대비 6000원(2.67%) 오른 23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차 주가가 23만원 위로 올라선 것은 지난달 18일 이후 한달 보름여만의 일이다. 이날 기관은 현대차 주식을 410억6000만원어치나 사들이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순매수 상위 3위다.
현대차보다 조금더 일찍 상승 시동을 켠 기아차도 4.73% 뛰어올랐다. 이에 주가도 한달만에 6만2000원선을 회복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21억5000만원, 430억2000만원의 '사자' 주문을 넣었다. 순매수 상위 1, 2위에 해당한다.
미국과 유럽을 넘어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에서도 현대·기아차의 시장 경쟁력이 제고될 것이란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이명훈 HMC투자증권은 연구원은 “중국 3공장(연산 30만대 규모)이 본격 가동되면서 현대차의 중국판매 및 시장점유율이 지난 7월부터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며 “관세장벽 강화 영향으로 감소하던 브라질 판매 역시 현지생산을 통해 급반전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브릭스 시장내 현대차 그룹의 10월 점유율은 8.2%를 기록했다. 르노닛산을 제치고 3위에 오른 것이다. 최중혁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현대차가 중국과 브라질에서 출시한 랑둥(국내명 아반떼MD)과 싼타페, HB20의 판매증가가 기대된다”며 “10월에 중국에 선보인 기아차의 K3도 현지인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내 연비논란 영향이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결과가 나오고 있는 점도 한 몫하고 있다.
정태오 대신증권 연구원은 “11월 현대차그룹 판매 예상치는 9만5460대로 전년동기 대비 3.0% 증가할 것”이라며 “연비논란에 따른 판매 급감의 흔적이 없다”고 판단했다.
그는 이어 “중고차 가격 하락의 시그널도 없다”며 “5일 기준 현대차와 기아차의 중고차 가격은 오히려 각각 0.3%, 0.9% 상승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