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저금리 기조로 인한 보험사의 역마진 위험으로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오면서 보험사가 사업비 절감 등을 통해 영업마진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위기상황에 대비한 전사적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5일 금융위원회와 보험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저금리시대, 보험산업 영향과 과제’ 워크숍에서 안치홍 밀리만컨설팅 대표는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상품 수익성과 운용수익률 감소로 보험사 재무상태가 점진적으로 악화될 위험해 처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금융위는 보험산업의 이차역마진 현황을 파악하고 향후 금리 변화가 보험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 대응방안을 제시하고자 이번 워크숍을 마련했다.
‘미국·일본 보험사의 저금리 영향과 대응사례’를 주제로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안치홍 밀리만컨설팅 대표는 우리나라보다 먼저 저금리 타격을 받았던 일본의 보험산업 사례를 예로 들었다.
그는 “일본은 1980년대 후반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저금리가 장기화되고 1997년부터 2001년까지 7개 생명보험회사가 파산했다”며 “일본 보험사는 저금리로 인한 이차역마진을 보험영업 마진으로 상쇄하는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보험영업 마진을 늘리기 위해 일본 보험사는 △판매채널 효율화를 통한 사업비 절감 △보증이율 인하·보험료 인상 △가격경쟁 완화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 등의 조치를 단행했다.
안 대표는 전통형 상품의 마진 축소를 변액보험 판매 활성화로 보완함과 동시에 변액보험의 보증리스크 감소를 위해 상품디자인 측면의 노력을 기울인 미국의 선례도 제시했다.
두 번째 발표자인 조재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저금리 현상에 따른 보험산업 현황 및 과제’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그는 향후 위기상황으로 수익성이 크게 훼손될 가능성에 대비한 보험사의 전사적 대응을 주문했다. 금리가 현재보다 1% 포인트 이상 하락·지속되면 일부 보험사는 당기손실도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조 연구윈원은 보험영업·자산운용·건전성 측면 등 세 가지 부문에서의 대응책을 내놨다. 그는 “보험영업 측면에서는 보장성상품과 금리연동형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는 한편 유배당상품 판매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자산운용의 경우 안정성을 유지하되 회사채와 해외채권 등 부채중심 투자유지를 통한 수익성 제고 및 파생상품 활용 등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조 연구위원은 건전성감독 강화와 제도 개선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보험사의 여력에 맞춰 준비금을 충분히 적립하도록 유도하고 준비금 적립에 적용되는 표준이율이 시중금리 변동을 적시에 반영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며 “파생상품 활용과 해외채권 매입에 관한 규제 등의 개선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