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용 엔진과 산업용 터빈 등을 생산하는 롤스로이스가 부정행위로 위기를 맞게 됐다.
영국 중대비리조사청(SFO)이 롤스로이스의 부정행위를 조사하고 있는 가운데 회사가 미국으로부터 벌금 폭탄을 맞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롤스로이스는 중국과 인도네시아, 기타 해외시장에서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SFO는 롤스로이스의 부정행위에 대해서 1년 넘게 비공식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미국 법무부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조만간 SFO는 롤스로이스에 대한 공식조사 실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며 롤스로이스도 자체 조사에 들어간 상태다.
롤스로이스는 이날 성명에서 해외 뇌물제공 혐의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투명 경영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사는 외부 독립기관에 의뢰해 뇌물 제공 등 비리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회사의 프로세스를 다시 검토할 예정이라고 FT는 전했다.
영국보다는 미국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지가 롤스로이스의 가장 큰 근심거리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미국은 해외부패방지법(FCPA)에 따라 자국에서 활동하는 다국적 기업이 다른 나라에서 뇌물을 제공하는 등 부정행위를 할 경우, 고액의 벌금을 부과하는 등 엄벌에 처하고 있다.
앞서 영국의 대표적인 방산업체 BAE시스템스 역시 지난 2006년 FCPA 위반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BAE시스템스는 당시 사우디아라비아 관리들에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았으며 토니 블레어 전 총리는 안보를 이유로 BAE에 대한 조사를 거부했다.
그러나 미국 법무부는 4년여의 조사 끝에 BAE에 4억 달러(약 4300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다만 롤스로이스는 군수용품이 아니라 민간 부문이 비리 혐의를 받고 있기 때문에 BAE보다는 벌금이 적고 정치적 파장도 덜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롤스로이스는 이날 영국증시에서 3.1%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