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근의 企와 經] 제자리 못 잡는 단말기자급제

입력 2012-12-11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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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다. 통신업계는 올해 LTE(롱텀에볼루션)망 구축과 보조금 전쟁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르며 올해를 마무리하고 있다.

정부는 가계 통신비 부담완화를 위해 지난해 기본료 1000원 인하에 이어 올해는 ‘단말기 자급제’(블랙리스트제도), 이동통신재판매(MVNO) 사업 활성화 등 다양한 통신비 인하정책을 내놓았다.

이 가운데 통신비 상승의 한 요인으로 꼽히는 단말기 가격을 낮추기 위해 도입한 ‘단말기 자급제’는 시행 반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어 답답함을 안겨주고 있다.

단말기 구입처를 다변화하면 단말기 가격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방송통신위원회의 단말기 자급제 도입 취지와 달리 통신사 대리점을 거치지 않고 단말기를 구입하는 사례는 전체 휴대전화 가입자의 0.5%도 되지 않는다.

아직까지 소비자들이 다른 유통경로를 통해 휴대전화를 구입하는 것이 낯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속내를 살펴보면 단순히 소비자들의 소비습관으로만 치부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우선 구입할 만한 단말기가 없다. 최근 삼성전자가 ‘갤럭시 에이스 플러스’를 출시하며, 자급제용 단말기 출시가 이뤄지고 있지만 6개월여동안 시장에 나온 제품은 단 세 종류에 불과하다.

세 종류의 제품도 갤럭시S3, 아이폰5, 옵티머스G, 베가R3처럼 단말기 제조사들이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제품에 비해서는 사양이 현격하게 떨어진다. 갈수록 스마트폰으로 모든 것이 이뤄지는 세태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같은 대기업들도 최고 사양의 제품 경쟁에 치중하면서 자급제용 단말기 생산에는 인색하다. 또 다른 국내 제조사인 팬택은 아예 자급제용 단말기 생산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

제조사 입장도 충분히 이해는 간다. 이윤창출을 최우선 목표로 하는 기업의 생리를 감안할 때 고사양의 최신 스마트폰이 이윤창출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또 이동통신사에 대규모로 납품할 경우 별도의 유통망 확보를 하지 않고도 이동통신사들이 알아서 판매해주기 때문에 양질의 제품생산에만 매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이동통신사와 단말기 제조사들의 깊은 밀월 관계는 단말기 자급제의 조기정착을 방해하는 요소임에 분명하다. 그 밀월관계에는 제조사의 장려금과 이통사의 보조금이 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주무부처인 방통위의 제도 정착에 대한 적극성이 필요하다. 정권교체를 앞두고 정부조직개편을 두고 어수선한 상황이지만 방통위 조직이 어떻게 변하더라도 통신정책책임은 현재 방통위에게 귀속될 수밖에 없다.

정부가 민간기업에 자급제용 단말기 생산을 강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제조사들이 자급제용 단말기 생산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각종 인센티브 등을 줘, 단말기 자급제의 조기정착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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