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은 구입시점과 비교해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고 있고 경기침체 장기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대출 원리금 상환에 소득의 상당 부분을 할애하고 있는 탓이다. 이들 하우스푸어는 식비, 문화비 등 절약 가능한 모든 부분의 생활비를 줄이고 있지만 이자상환에도 허리가 휠 지경이다.
최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가 서울·경기지역 아파트(주상복합 포함) 303만4279가구를 대상으로 ‘버블세븐’(강남·서초·송파·목동·분당·평촌·용인)이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06년 43%였던 비중은 올 12월 현재 33%까지 축소됐다.
상황이 이렇지만 금융당국은 물론 각 연구기관별 하우스푸어 인정범위와 그에 따른 규모는 제각각이다. 적게는 4만가구에서 많게는 108만4000가구까지 그 편차가 커 섣불리 지원을 할 수도 받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2일 내놓은 ‘주택담보대출 리스크 현황’ 자료에 따르면 하우스푸어는 총 4만가구로 추정된다. 금감원은 1개월 이상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을 연체하고 있는 4만가구를 하우스푸어로 정의했다.
이와 함께 경매낙찰률(주택가격 대비 경매가격·10월 평균 76.4%)로 집을 팔아도 담보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는 19만가구를 잠재적 위험군으로 분류했다. 즉 경매낙찰률을 초과한 19만가구를 깡통주택으로 규정하면서도 대출 원리금을 제때 갚고 있기 때문에 이들은 하우스푸어의 범위에는 넣지 않았다.
이에 앞서 지난 10월 말 금융위원회의 ‘가계부채의 미시구조 분석 및 해법’에서는 고위험 주택담보대출 가구를 최대 10만1000가구로 예상했다.
금융위는 우선 집값 하락 등으로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에 허덕이는 전체 하우스푸어를 56만9000가구로 추산했다. 이들은 주택담보대출 등의 원리금 상환액이 가구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인 DSR이 60%를 넘는 가구다. 이 가운데 자산보다 부채가 더 많은, 즉 집을 팔아도 빚을 다 갚지 못하는 ‘고위험 가구’는 최대 10만1000가구로 계산했다.
KB금융연구소는 지난해 통계청 가계금융조사를 토대로 집을 팔아도 주택담보대출 원리금과 전세금을 모두 상환할 수 없는 깡통주택을 18만5000가구로 집계했다. KB경영연구소는 하우스푸어를 생활소득(가구별 월 평균소득에서 최저생계비를 제한 금액) 가운데 원리금 비중이 30% 이상이면서 자산대비 부채비율이 100%를 넘기는 가구로 정의, 약 81만가구(주택담보대출자의 약 16%)를 하우스푸어의 범위에 넣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통계청의 2010 가계금융조사를 활용, 하우스푸어를 가처분소득 대비 원리금 비중이 10% 이상인 가구로 정의하며 2010년 기준 108만4000가구를 하우스푸어로 봤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물론 각 은행별로도 하우스푸어에 대한 명확한 범위와 규모가 정리되지 않았다”며 “가계부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선제적 관리가 시급하지만 하우스푸어에 대한 지원범위를 정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