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2의 저가형 모델인 ‘갤럭시 그랜드’를 1월에, 갤럭시S3의 저가형 모델인 ‘갤럭시 팝’을 2월에 국내 외 시장에 출시하는 등, 올 들어 연이어 보급형 스마트폰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들 제품은 일부 사양을 제외하고는 프리미엄 제품인 갤럭시노트2, 갤럭시S3와 화면 크기 및 해상도, 프로세서 등에서 거의 차이가 없다. 삼성전자는 과거에도 보급형 제품을 투입해 왔지만, 확실한 사양 차이를 둬서 프리미엄 시장을 보호해 왔다.
업계는 이같은 삼성전자의 전략 변화에 대해 두 가지 측면으로 해석하고 있다. 우선 선진시장이 점차 포화되면서 중국이나 인도 등의 성장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미 국내는 90%가 스마트폰으로 시장이 전환됐고, 미국도 스마트폰 비중이 전체 휴대폰 시장의 절반을 넘어선 상황이다. 선진시장의 성장세가 정체될 시점에 닥친 만큼 성장시장을 공략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고, 이 때문에 현지 소비자들의 구매 수준을 감안한 보급형 제품을 내놓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업체들의 급성장에 대한 시장 견제도 이 같은 전략의 또 다른 배경이다. 최근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톱5’로 진입한 중국 업체인 화웨이와 ZTE는 기술 수준에서 삼성이나 애플을 1~2년 뒤 따라 잡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이들 중국 업체들은 100달러 전후의 제품을 주력으로 하고 있어 삼성전자 역시 보급형 시장을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 선진시장은 이제 성장에 한계를 맞고 있다”며 “올해 삼성전자가 갤럭시S4나 갤럭시노트3를 만들어 내도 전작 같은 대 히트는 기대하기 어려워진 게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스마트폰 업체 한 관계자 역시 “급성장 중인 중국 업체은 현재 시장을 장악한 삼성전자와 애플의 가장 큰 위협 세력으로 등장했다”며 “애플 역시 중국 업체 견제와 성장시장 공략을 위해 올해 보급형 스마트폰인 ‘아이폰 미니’를 출시할 것이 유력하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