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다시 2000선을 회복하면서 대응전략을 고민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엔화 약세 현상을 고려해 전기전자(IT)와 내수주를 많이 추천했지만 대형주와 중소형주 사이에서는 의견이 갈렸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성장성과 주가 반영 수준을 반등 국면에서의 업종 선택 기준으로 제시했다. 그는 “4분기 실적 발표와 회사 가이던스 제시를 통해 올해 이익 가시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정제된 이익 추정치는 신뢰성을 높여 주가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며 “상대적인 이익 성장률에도 불구하고 주가 반영비율이 낮은 업종의 투자 매력도를 주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이 기준으로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IT, 정유, 통신서비스, 자동차부품·타이어를 추천했다.
장희종 대우증권 연구원은 금융·내수주와 중소형주, 모멘텀 양호한 IT, 개별 모멘텀 보유한 종목들을 추천했다. “과거 엔화 약세가 시작된 시기 이후 1년간 유가증권 시장 분류 기준 업종별 성과를 확인하면 각 시기 은행·증권·보험 같은 금융주들은 코스피 대비 모두 양호한 성과를 보였고, 내수 업종인 건설·의약품 업종도 상대적으로 높은 순위에 들거나 시장대비 플러스(+) 수익을 보인 적이 많았다”고 분석했다. 또 “엔화 추이가 전통적으로 글로벌 경기 흐름과 유사하게 진행되면서 일본과 상대적으로 경합 관계가 약한 글로벌 경기회복 수혜주, 개별 모멘텀을 보유한 종목들 역시 엔 약세가 기조적으로 진행되더라도 양호한 성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실적보다는 연간 매출 증가율이 좋은 대형주를 노리라는 의견도 있다. 이대상 대신증권 연구원은 “2월 수익률 상위 업종은 IT섹터, 자동차, 철강, 증권, 조선 순”이라며 “2월에 외국인이 본격적으로 순매수로 들어서기 때문에 시가총액 대형 업종의 성과가 좋다”고 설명했다. 또 “외국인이 순매수를 이어간다면 시가총액이 크지만 2월에 성과가 두드러지지 않았던 철강, 조선, 에너지, 필수소비재 중심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어닝 모멘텀이 좋은 업종이 매우 드물고, 현재 외국인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어닝 모멘텀이 잘 작동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어닝스 모멘텀보다는 연간 전년대비 증가율을 보면서 장기적인 뷰를 갖고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전년대비 매출액 증가율이 높은 미디어, IT하드웨어, 반도체, 호텔·레져 업종위주로 순매수를 강하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상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엔화 방향성에 큰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며 IT와 자동차업종에는 당분간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봤다. 그는 “환율 요인으로 최소 1분기 실적발표까지는 실적 전망치가 추가 하향될 가능성이 높고, 이 기간 글로벌 증시대비 한국증시의 상대적 이익 모멘텀 둔화는 지속될 것”이라며 “시장의 레벨은 글로벌 증시와의 차별화가 다소 완화되는 수준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며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IT, 자동차업종에 대한 과도한 쏠림은 경계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