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금융지주사 배당액의 절반 이상을 외국인이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이후 금융지주의 배당성향은 20% 수준에서 10% 초반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지만 우리금융을 제외한 3개 금융지주사의 외국인 주식보유 비중이 60%를 훌쩍 넘고 있어 국부유출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우리·신한·하나 등 국내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총 현금배당액은 9100여억원으로 이 가운데 절반 이상(4700억원)이 외국인에게 돌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저성장·저금리 기조로 인한 순익 급감에 고배당 자제를 촉구하는 금융당국의 권고가 더해지며 지난해 4대 금융지주의 배당금액은 2011년(1조2000억원) 보다 24% 넘게 줄었지만 같은 기간 외국인 지분 비중이 평균 3%포인트 늘어나면서 보다 많은 금액이 외국인 주머니로 들어간 셈이다.
KB금융의 외국인 지분 비중은 2011년 62.5%에서 지난해 65.0%로 상승,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큰 외국인 투자 비중을 보였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도 61.0%, 62.8%였던 외국인 지분 비중이 각각 63.3%, 63.6%로 확대됐다.
4대 금융지주 중 외국인 지분율 (24.4%)이 가장 낮은 우리금융 역시 2011년(20.9%) 보다 비중이 늘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KB금융은 2300억원 가운데 1500억원을, 우리금융은 2015억원중 483억원을, 신한금융은 3900억원에서 2400억원을 각각 외국인에게 배당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신한금융의 상환우선주(현금배당 619억원)는 모두 국내 기관투자자 소유”라며 “실제로 보통주에 대한 현금배당액 3300억원 가운데 약 63%인 2100억원 만이 외국인에게 지급됐다”고 설명했다.
다음달 6일 이사회를 앞두고 있는 하나금융도 960억원의 배당 추산액 가운데 604억원을 외국인에게 배당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의 한 관계자는 “장기 안정성을 지닌 금융지주사는 외국인 투자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외국인 지분율이 60%를 훨씬 넘는 것은 어찌보면 외국회사라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