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1일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를 시작으로 다음달 초순까지 행정부 첫 업무보고를 받으며 정책 추진에 시동을 걸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리는 업무보고를 통해 기초연금 도입, 4대 중증질환 진료비 국가부담, 먹을거리 안전 대책 등 대선공약과 관련된 복지부와 식약처의 핵심 국정과제 이행 방안 등을 점검했다. 이어 22일 오후에는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다.
박근혜 정부의 첫 업무보고는 5년 전에 비해 열흘가량이나 늦어졌다. 2008년 출범한 이명박 정부는 그해 3월 10일에 부처 업무보고를 처음 받았다. 박 대통령은 늑장 출발한 만큼 ‘출범 초 100일에 새 정부의 성패가 달려있다’는 각오로 국민에게 약속했던 국정과제들을 하나하나 잘 챙겨 달라고 당부했다.
역대 정권과는 다른 새로운 방식의 업무보고를 주문하는 의욕도 보였다. 기존의 1대1 업무보고 방식이 아닌 두개의 유관부처를 묶어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부처간 칸막이를 없애 협업을 독려하기 위해서다. 때문에 부처간 칸막이 해소 대책, 국정과제의 협력 추진 방안도 함께 업무보고 내용에 포함된다.
현장을 중시하는 박 대통령의 업무스타일을 감안할 때 일부는 청와대가 아닌 세종시 청사나 국방부에서 업무보고가 이뤄질 가능성도 높다. 업무보고 내용에도 각 부처 장관들이 현장 행보를 통해 수렴한 목소리들이 적극 반영될 예정이다.
업무보고 내용도 철저한 국정철학 공유를 당부하며 역대 정권과 차별화를 뒀다. 박 대통령은 앞서 수석비서관 회의 등을 통해 140개 국정과제에 대한 부처별 세부 추진계획과 대선공약 이행방안 등을 마련해 줄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과거 국정철학과 관계없이 부처 소관업무를 나열하는 식이었던 관행을 지적하면서 각 부처가 일관성과 효율성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변인도 “각 부처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철학을 바탕으로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 한반도 평화와 통일기반 구축 등 4대 국정기조를 어떻게 정책으로 구체화할 것인지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정과제의 실천과 추진방안은 박 대통령이 강조한 대로 부처가 아닌 수요자인 ‘국민 입장’에서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지난 16일 장차관 국정토론회에서 국정운영 4대 원칙을 제시하면서 첫번째로 ‘국민중심 행정’을 꼽은 바 있다
하지만 5년전에 기획재정부가 첫 업무보고에 나선 것에 반해 이번엔 핵심 경제부처들의 업무보고가 우선 순위에서 밀린 모습이다. 우선 기획재정부는 다음달 5일로 예정돼 있다.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무산으로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황철주 중소기업청장 내정자의 돌연 사퇴로 함께 업무보고를 하기로 했던 산업통상자원부마저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청와대와 야당의 기싸움으로 경제활성화·가계부채·청년실업 해소 등 경제 현안마저 뒷전으로 밀린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