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과 서울시가 자살대교의 오명을 안고 있는 마포대교를 삶의 희망을 주는 ‘생명의 다리’로 새롭게 조성, 지난해 9월 일반인들에게 공개했다. 삼성생명과 서울시는 ‘투신방지벽’과 같은 물리적인 수단 대신 보행자와 소통할 수 있고, 인생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구조물을 설치했다. 또 자살예방의 본래 취지에 더해 스트레스에 지친 시민들을 위로하는 ‘힐링’의 장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생명의 다리는 마포대교 남단과 북단 양방향 시작 지점에서 각각 2개씩, 총 4개의 구간으로 나뉘어 20여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됐다. 각 구간은 센서가 설치돼 보행자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조명과 메시지가 보행자를 따라 반응해 친근하게 말을 건다. 설치구간 별 에피소드는 일상과 생명의 소중함, 그리고 희망, 사랑에 대한 내용을 담아 보행자에게 재미와 감동을 준다.
교각 초입에는 “밥은 먹었어?”, “요즘 바빠? ” 와 같이 보행자에게 말을 거는 문구로 마치 대화를 나누는 것 같은 즐거운 분위기를 선사한다. 일상의 행복을 위트 있게 묘사한 “목욕 한번 다녀와서 몸 좀 푹 담궈 봐”, “슬프거나 우울한 일이 있다면 집에 가서 청양고추 한 입 먹어보세요”, “아픔은 더 큰 아픔으로 잊는 법이니까요”같은 문구를 배치했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러 온 사람들에게 삶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순간적인 충동을 억제하기 위한 문구들이다. 교각 중간에는 ‘생명의 전화’와 연계해 “비밀, 있어요? 아무한테도 말 못하고, 혼자서 꾹꾹 담아온 얘기, 시원하게 한번 얘기해봐요”와 같은 문구 옆에 ‘생명의 전화’를 설치했다. 생명의 전화는 사회복지법인 ‘한국 생명의 전화’로 연결돼 상담을 하면서 자연스레 자살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한편, 자살방지 메시지를 보다 극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보행자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메시지가 부착된 전등이 자동으로 켜지는 기술을 적용했다. 보행자의 보폭에 맞춰 메시지 전등이 켜지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