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한은, 기준금리 연 2.75% 동결...경기부양 ‘공허한 메아리로’

입력 2013-04-11 10:33 수정 2013-04-11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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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4월 기준금리를 연 2.75%로 6개월째 동결하면서 정부와 한은간의 경기부양 공조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김중수 총재는 당·정·청의 인하요구 속에서도 한은의 독립성을 지켜냈지만 향후 경기침체의 책임과 금리정책 실기론을 면치 못하게 됐다.

특히 이번 금리 동결은 경기부양에 대한 한은과 정부간의 시각차를 여실히 보여주면서 경기전망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을 양산시킬 공산이 크다. 앞서 정부는 정치권과 청와대 경제수석, 경제부총리까지 나서 한은에 대해 금리 인하를 이례적으로 강력히 요구했다.

하지만 김중수 총재를 비롯한 한은의 분위기는 기준금리 인하에 소극적이었다. 김 총재는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경우‘버블(거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저금리 기조에 따른 금융권의 상황을 우려하는 등 오히려 기준금리 동결의 메세지를 내보냈다.

또한 한은은 경제상황에 대해서도 경기회복세가 완만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정부와 다른 시각을 보였다. 특히 정부가 지난달 28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7% 내린 2.3%로 크게 낮춰 잡으며 금리인하 압박에 나섰지만 한은의 입장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지난 주말 정부가 주최한 ‘서별관 회의’에 김중수 총재가 불참하면서 한은과 정부가 기준금리 인하를 놓고 대립하는 양상이 전개됐다.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시장과 전문가들은 북한 리스크가 커지고 엔저가 가속화돼 `1달러=100엔'을 앞두고 있는 등 변수가 커지면서 이날 기준금리는 결국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정부도 한은의 독립성 논란을 피하기 위해 정부인사의 열석발언권을 자제했다.

하지만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하면서 경기부양을 위한 당·정·청의 희망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특히 김 총재와 금통위가 기준금리 동결의 용단을 내린 것은 한은 통화정책의 독립성 논란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김 총재를 비롯한 적잖은 금통위원이 금리 인하에 따른 경기부양 효과에 의문을 제기해 온 점에서 인하 결정이 나올 경우 한은의 신뢰에도 적잖은 타격을 입을 뿐만 아니라 정부와 정치권까지 가세한 금리 인하 요구에 떠밀려 인하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 따라 대내외 경제 상황이 부정적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 요구를 외면한 한은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실제로 정부가 내놓은 17조원 규모의 추경예산안 등의 경기부양책에 한은이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하면서 향후 경기 침체에 대한 책임론과 금리결정 실기론에 봉착하게 됐다.

또한 당초 김 총재가 3차례나 정부와 한은과의 정책공조의 입장을 언급한 바 있다는 점과 정부와 한은의 불협화음이 확대됐다는 시장과 금융 전문가들의 시각은 김 총재의 정책적 신뢰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김 총재가 기준금리 이외의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책을 다양하게 제시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총액대출한도 증액의 경우 한은이 경기부양을 위해 내놓을 수 있는 카드중 하나다. 비록 최근 한도 유지를 결정했지만 증액 검토를 언급한 바 있고 또한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정부와 경기전망에 대한 인식을 같이 한다는 인식하에 조만간 증액이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한은이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 호응해 조만간 금리 인하를 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1분기 적정 기준금리 수준은 2.18%로 추정된다"며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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