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국거래소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말 739조350억원을 기록하던 10대 그룹 상장사들의 시총은 10일 현재 712조2000억원으로 감소했다. 5개월여 만에 26조8350억원(3.63%)이나 증발한 것이다.
그룹별로는 현대중공업그룹이 21조3940억원에서 18조7852억원으로 14.38%나 줄었다. 시총 감소폭 1위다. 지난해 말 24만원을 넘어서던 현대중공업 주가가 조선업황 악화로 최근 19만원대까지 밀려난 것이 가장 큰 부담이 됐다.
2위에는 현대자동차그룹(-13.20%)이 올랐다. 엔저 타격으로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현대차(-6조4980억원)와 기아차(-1조7840억원) 실적 모멘텀이 악화된 탓이다. 현대하이스코 시총이 30.7%나 줄어든 가운데 현대글로비스(-22.81%), 현대위아(-17.93%) 등이 부담을 더했다. 특히 현대자동차그룹은 10개 상장사 가운데 1개(현대비앤지스틸, 43.14%))를 제외한 모든 계열사 시총이 줄었다.
지난해 말 시총 37조9740억원을 기록하던 포스코그룹은 35조900억원으로 2조8840억원(7.59%) 감소해 3위를 기록했다. 7개 전 계열 상장사 시총이 모두 줄었다. 특히 철강시황 악화로 포스코 시총이 2조5720억원이나 증발한 것이 직접적 타격을 입혔다.
반면 KT그룹은 오히려 시총이 늘었다. 지난해 말 20조9120억원을 기록하던 KT그룹 시총은 10일 23조2100억원으로 10.99% 증가했다. 지난해 말 3000원대 초반에 머물던 케이티스 주가가 최근 5000원선을 터치하면서 연초 후 시총이 720억원(66.02%)나 불었기 때문이다. 특히 KT그룹은 9개 계열 상장사 모두가 시총이 늘어나는 쾌거를 이뤘다.
CJ그룹(5.06%) 역시 시총이 증가했다. CJ CGV가 실적 호조에 급등세를 연출하며 시총이 84.36%나 오른 덕이다. 한류 열풍에 CJ E&M(38.86%)이 파죽지세로 내달린 것도 큰 도움이 됐다. CJ그룹 시총은 경쟁심화로 고전하고 있는 CJ제일제당(-18.68%)을 제외한 8개 계열 상장사 시총이 모두 불어났다.
SK그룹은 시총이 68조3730억원에서 71조8320억원으로 3조4590억원(5.06%) 늘면서 증가폭 3위에 올랐다. 1분기 탄탄한 실적 모멘텀을 보여준 SK텔레콤(40.98%)과 SK하이닉스(13.01%)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환율 변동에 덜 민감한 부산가스(45.01%), SK브로드밴드(13.57 %)도 큰 보탬이 됐다.
한국전력 계열 상장사들(0.13%)은 간신히 이름값을 지켰다. 한국전력(-2.96%)과 한전KPS(-6.91%) 부진을 한전기술(20.81%)이 상쇄한 덕분이다. 실제 한전기술은 원자력발전소 건설 기대감에 연초 7만원대에 머물던 주가가 최근 9만5000원대를 터치하며 5개월여 만에 시총이 7990억원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