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엘족(30~50대 소비여력이 있는 남성)은 먹는 것도 깐깐하게 따진다. 여성주부 못지 않은 섬세함으로 내 몸에 좋은 것을 찾는 그들이다. 사실 로엘족의 모태인 고대 상류층 남성은 이너뷰티의 원조격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너뷰티는 피부에 좋은 성분을 담은 식품으로, 화장품은 무조건 피부에 직접 발라야 한다는 선입관에서 탈피해 나온 상품을 말한다.
노무족(No more uncle), 로엘족(Life of Open-mind, Entertainment and Luxury) 등으로 불리는 이들은 적극적이고 주체적인 소비에 나서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헛개 음료 등을 포함한 건강기능 식품들은 술자리가 잦은 남성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분석해 간 건강에 좋은 제품을 남성들의 제품으로 포지셔닝했다. 기존 음료 등 식품시장에서 소외된 남성들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구수하고 담백한 헛개 차의 풍미는 단맛을 내는 성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웰빙족까지 끌어들이는 상황이다.
광동제약의 ‘힘찬하루 헛개차’는 2010년 3월 출시돼 그해 3분기 동안 730만병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출시 8개월 만에 매출 60억원을 달성한 것이다. 이후 이듬해 연간 2300만병으로 급성장했다. 지난해에는 4000만병 수준의 판매를 기록했다.
‘옥수수수염차’등 기존 음료시장이 강세를 유지하고 있어 마케팅을 전혀 하지 않았음에도 남성 소비자 중심의 입소문만으로 목표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이다.
CJ제일제당의 ‘컨디션 헛개수’는 출시 1년 4개월 만에 누적판매량 2000만병을 돌파했다. 이 제품은 헛개 나무 중에서도 갈증 해소에 탁월한 것으로 알려진 100% 국산 헛개나무 열매 추출액 8300mg(340ml 기준)과 이뇨작용과 부기 제거에 월등한 효능이 있는 국산 칡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웅진식품의 ‘홍삼헛개수’는 숙취 해소와 간 건강에 관심이 많은 3040 직장인들을 위해 출시된 제품이며, 헛개열매 추출액 1만7330mg과 홍삼 농축액이 들어 있다.
한국야쿠르트 ‘헛개나무 쿠퍼스’는 간에 좋은 헛개나무 열매에서 추출한 분말이 2460mg 들어 있으며, 알코올성 손상으로부터 간을 보호하는 간 기능 개선 효과가 있다.
한국인삼공사가 2011년 6월 출시한 30~40대 직장인 남성을 위한 차음료 ‘헛개홍삼수’는 국내산 헛개나무 열매 추출액에 국내산 6년근 홍삼 농축액을 조화시킨 차 음료다.
풀무원녹즙이 2012년 4월에 내놓은 ‘칸 러브 명일엽 & 헛개’는 신선초라고 불리는 명일엽에 헛개나무 추출액을 한 병에 담았다. 유기농으로 재배한 국내산 명일엽과 헛개나무 추출물에 열대 과일과 레드 자몽이 함유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롯데제과는 남성을 위한 껌을 개발했다. 향이 오래 지속돼 입안의 깔끔함을 유지해주는 ‘아이디 에버라스트’다. 20~30대 남성의 소비자 분석을 실시한 결과 남자는 여자에 비해 껌을 씹는 시간이 길고 입 냄새 등 구강 청결에 민감했다. 이 제품은 ‘40분간 씹어도 맛과 향이 그대로’라는 문구를 내세우고 있다.
대상은 애초 여성을 겨냥해 ‘마시는 홍초’를 개발했지만 남성 애주가들 사이에서 소주와 섞어 먹는 ‘홍초 칵테일’이 입소문을 타자 ‘마시는 홍초 미니병’을 출시, 성공을 거뒀다.
업계 관계자는 “헛개음료가 처음 시장에 출시될 때 숙취 해소 등에 좋은 ‘남성 음료’로 포지셔닝된 것은 소비 여력이 높은 로엘족을 공략한 것”이라며 “앞으로 로엘족을 위한 맞춤형 건강기능식품들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