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를 잇따라 광고 모델로 기용하고 있다. 기업 브랜드 이미지 상승과 함께 젊은 고객 등 특정 소비자층을 끌어들이기 위한 ‘타깃 마케팅’에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한화증권은 지난해 11월 톱스타 김태희를 그룹 모델로 전격 발탁했다. 한화그룹과 계약한 김태희의 몸값은 그룹 광고 7억원, 한화투자증권 및 한화생명 광고 등을 합쳐 13억원에 달한다. 금융권 최고 광고료를 받았던 피겨요정 김연아의 몸값 10억원대를 훌쩍 넘어서는 독보적인 수준이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당시 김태희의 모델 발탁에 대해 “그룹 계열사 간 일관된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김씨를 기용했다”며 “지적이고 깨끗한 이미지가 한화그룹에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현대증권은 창립 50주년을 맞아 ‘able 캠페인’을 선보인 바 있다. 증권사 최초로 티저 광고를 만들었으며 그 첫 번째 광고모델로 프랑스 소설 ‘개미’의 저자 ‘베르나르 베르베르’와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를 선택했다. 앨빈 토플러의 경우 사진 모델이지만 모델료만 1억원 수준이다.
현대증권측은 “틀을 깨는 기발한 생각과 기대감에 대한 극대화,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 구현을 위한 이미지 구체화를 위해 ‘우리에게 무엇이 더 가능해질까요?’란 문구와 함께 ‘able People’로 선정한 모델을 내세웠다”고 밝혔다.
해외의 굵직한 인물에 이어 현대증권이 올 초 선택한 모델은 할리우드에서도 활동하는 다니엘 헤니이며 한국투자증권은 복싱선수로도 활발히 활동하는 이시영을 발탁했다.
프로골퍼 후원을 통한 간접홍보는 최근 증권사들의 선호도가 급증하는 추세다.
우리투자증권이 대표적이다. 창단 3년에 불과하지만 이번 시즌 우승을 염두에 두고 기존 선수인 강경남(KPGA), 정혜진, 안신애(이상 KLPGA)와 계약을 연장하고 김대섭·이미림·이승현 선수 등을 새로 영입해 골프단을 꾸렸다.
LPGA투어 US여자오픈에서 우승을 한 유소연 선수는 한화생명과 한화손해보험이 속한 한화그룹 소속이며 신한금융그룹은 김경태와 강성훈을 후원하고 있다.
증권사는 골프선수 후원과 골프대회 개최에 상당한 공을 들인다. 이처럼 증권업계가 직접 구단을 운영·후원하거나 선수들을 스폰하는 이유는 지출액 대비 쏠쏠한 홍보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US여자오픈에서 유소연 선수가 우승했을 당시 기업이미지 브랜드 상승과 언론 홍보 효과, 이미지 개선 등으로 한화그룹에 2000억원 이상의 경제적 가치가 있었다고 자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