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춘 선정 ‘글로벌 500대기업’ 1위를 차지한 로열더치셸의 차기 수장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로열더치셸은 차기 최고경영자(CEO)에 벤 반 보이르덴을 임명했으며 그는 피터 보서 현 CEO를 이어 2014년부터 임기를 시작한다고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업계에서는 반 보이르덴의 발탁이 다소 의외라는 분위기다. 반 보이르덴은 1983년 셸에 입사해 30년간 석유업계에 몸담은 ‘베테랑’이지만 업계에 알려진 것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보 페더 로열런던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반 보이르덴은 7년간 화학사업을 이끌면서 사업의 전환기를 주도했다”면서도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어서 이번 임명은 다소 의외였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의 핵심 부서인 유전탐사·채굴사업 출신이 아닌데다 자리를 옮긴 지도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 보이르덴은 네덜란드를 비롯해 아프리카 말레이시아 미국 영국 등에서 근무했으며 지난 1월부터는 셸의 다운스트림 부문의 수장에 올라 정유와 마케팅 분야를 책임지고 있다.
당초 전문가들은 보서 현 CEO가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해 시몬 헨리 현 CFO나 회사 매출의 75%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유전탐사·채굴사업의 임원 가운데 CEO가 발탁될 것으로 예측했다.
요르마 올릴라 셸 회장은 이날 임명 사실을 발표하면서 “반 보이르덴은 원유산업 전반에 대한 깊은 지식을 갖췄고 셸의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CEO로서의 능력을 입증했다”면서 “반 보이르덴은 우리가 세운 전략적 아젠다를 추진할 것이며 주주들을 위한 경쟁력 있는 수익률을 낼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최근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 셸이 충분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반 보이르덴 임명은 앞으로 수익성 개선에 중점을 두겠다는 회사의 의지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그가 손실을 기록했던 석유화학 부문의 수익성을 크게 개선했던 경력에 주목하고 있다. 피터 허튼 RBC캐피털마켓 애널리스트는 “반 보이르덴의 CEO 임명은 명료하다”면서 “피터 보서와 여로엔 반 더 비어 전임 CEO 모두 화학사업 분야의 경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CEO에 오르게 되면 해결해야 할 여러 가지 사안이 많다. 그중에서도 셸의 거대 가스·유전 개발프로젝트에 장기 투자한 투자자들 사이에 퍼진 수익성 악화 우려를 먼저 불식시켜야 한다고 WSJ는 지적했다. 셸은 2015년까지 매년 34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지만 규모가 지나치게 크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