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과 연기금은 지난 16일부터 30일까지 2주간 각각 1조820억원, 8905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직전 같은 기간 외국인이 1821억원을 팔아치우고 연기금 매수규모도 1813억원에 그쳤음을 감안하면 상당한 규모다. 두 투자주체 ‘사자’는 개인의 차익실현 매물(-1조2719억원)을 받아내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를 각각 1900선, 540선에 올려놓았다.
다만 업종별로는 선호도는 엇갈렸다. 외국인은 업황 회복으로 실적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IT와 운수장비를 사들였고 연기금은 단기급락으로 가격매력이 높아진 화학·정유, 중공업에 러브콜을 보냈다.
그러나 일부 종목에 대해서는 두 투자주체의 생각이 같았다. 외국인과 연기금의 동시 순매수 1위는 현대차(2953억원)였다. 특히 3위 기아차(1737억원), 7위 현대모비스(684억원) 등 10위권 안에 현대차 3인방이 모두 이름을 올렸다.
장문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글로벌 자동차 수요둔화 및 국내공장노조 이슈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으나 주가수준이 낮아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하반기 실적 개선이 명확하고 주가수준 매력이 높아 완성차의 상승 가능성은 크다”고 설명했다.
유럽 지역 원요 수요 증가와 정제마진 개선 기대감에 LG화학(1851억원)도 대거 사들였으며 NHN(1175억원), 포스코(986억원), 한국전력(904억원), 삼성중공업(594억원) 등도 동시 순매수 상위에 랭크됐다.
반면 3분기 수익성 악화 우려감이 커지고 있는 삼성전기는 702억원어치나 팔았으며 SK하이닉스(675억원), LG디스플레이(506억원), 삼성엔지니어링(490억원), 현대제철(217억원) 등도 차익실현에 나섰다.
코스닥에서는 셀트리온(805억원)이 인기가 높았다. 2위인 다음(173억원) 보다 5배 가까이 더 많이 사들였다. 지난달 말 램시마 유럽 승인에 이어 일본에서까지 제품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이 밖에 CJ오쇼핑(162억원), 유진테크(93억원), 서울반도체(90억원), SK브로드밴드(89억원), 삼천리자전거(57억원) 등에도 동시에 ‘러브콜’을 보냈다.
반면 신규 게임 출시가 지연되고 있는 게임빌은 146억원치나 팔아치웠고 루멘스(80억원), KG ETS(79억원), CJ E&M(69억원), 씨젠(-60억원), 네패스(50억원) 등도 외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