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베트남이 내년 안으로 높은 수준의 포괄적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목표로 협상키로 하는 등 통상과 에너지·자원, 개발협력지원 등 경협 3대 부문에 합의했다.
베트남을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9일 수도 하노이의 주석궁에서 쯔엉 떤 상 베트남 국가주석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이 같은 합의를 도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이와 관련해 양국은 지난 5월 2차 협상을 진행한 가운데 내달을 포함해 하반기에 두 차례 추가협상을 할 예정이다.
또 FTA 체결을 발판으로 2020년까지 무역액 700억 달러가 달성될 수 있도록 공동 노력키로 했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일본이 이미 2009년에 베트남과 FTA를 체결해 시장을 선점했는데 이것이 완성되기 전에 우리가 들어가 상대적 불이익을 극복하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측은 베트남 상품의 한국수출 확대 필요성에 공감하고 보다 균형된 무역확대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들을 적극 모색키로 했다.
베트남 투자·경영 환경 개선과 관련해선, 베트남측은 한국 기업들의 베트남 투자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투자 및 경영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한국 기업들의 인프라 구축, 하이테크, 부품소재산업, 제조업 등의 분야에서 투자확대를 환영하기로 했다.
양국은 한국 금융감독원의 베트남 사무소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을 환영하며 향후 양국간 금융협력 기반을 강화하는 데 금융감독원의 베트남 사무소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데도 공감했다.
특히 6년에 걸친 하나은행의 숙원사업 중 하나인 호찌민 지점 설치와 관련, 응웬 떤 중 총리가 박 대통령과의 오찬 직후 가능한한 빨리 처리해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박 대통령의 이번 외교로 약 100억달러 규모로 추정되는 베트남의 원자력 발전소 건립 사업을 수주하는 데 한 발짝 더 성큼 다가섰다는 평가다.
양국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으나 큰 틀에서 원전개발 경험과 기술을 공유하는 것이 베트남 원전산업 육성에 기여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베트남에서의 원전 개발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키로 했다.
쯔엉 떤 상 주석은 “한국의 원전 기술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고 조 수석은 전했다. 조 수석은 또 “원자력과 같이 국회의 승인을 필요로 하는 사항에 대해 행정부 독단으로 할 수 없어 확실한 답변을 주지 못하는 것을 이해해 달라는 게 베트남 측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양측은 베트남 화력발전 프로젝트에 대한 한국의 적극적인 참여에도 합의했다. 양측은 베트남 남부지역의 화력발전소 건설사업 등 에너지 인프라 사업에 한국 기업이 참여하도록 협력 및 지원키로 했다. 조 수석은 “화력발전소 프로젝트는 행정부로서 최상의 답변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롱푸3 석탄화력발전소(36억달러 규모) 건설과 운영에 대한 우리 측 투자제안서를 베트남 정부가 검토 중이며, NT1 가스복합 화력발전소(5200만달러 규모)의 지분을 인수하고 운영하기 위한 지분협상을 진행 중이다.
응이손Ⅱ 화력발전소(23억 달러 규모) 건설을 위해 베트남 탱화 인민위원회와 한전 간 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양국은 융깟 석유비축사업에 한국 기업이 참여하도록 협력 및 지원키로 하는 데에도 합의를 이뤄냈다.
이와 함께 베트남의 개발과 발전을 위해 한국의 노하우와 기술력도 제공키로 했다.
양측은 우선 한국국제협력단(KOICA) 사업으로 추진될 베트남 과학기술연구원(V-KIST) 설립 사업이 양국 개발협력의 성공사례가 되도록 했다.
아울러 차관 형식의 유상원조인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최초의 대(對) 베트남 민관협력 사업인 딴번-연짝 도로건설사업 MOU 체결을 환영하면서 이 사업이 베트남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했다.
또한 부품소재 공동 연구.개발(R&D), 제조업 분야 기술인력 양성 등을 통해 산업기술 협력을 진행하고, 유통물류 분야 기업의 지원을 끌어내 경험을 공유하는 등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공간정보 분야의를 두고는 양국간 협력을 강화하면서 특히 한국측이 베트남 토지정보 종합관리 시스템 구축사업의 전국적인 확대·구축을 지원하고, 농수산 식품 생산·유통, 위생·안전·검역분야에 대한 협력도 화대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박 대통령은 북핵 불용을 비롯해 한반도신뢰프로세스, 동북아평화협력구상 등에 대한 베트남의 지지를 끌어냈다.
특히 북한이 유엔안보리결의와 북핵 폐기를 담은 9.19 공동성명을 포함한 국제의무와 약속을 성실히 이행,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이 될 것을 두 정상은 강력히 촉구했다.
윤병세 외교장관은 브리핑에서 “한반도 분야는 과거 문안보다 4∼5배 길며 표현의 강도도 저희가 원하는 것을 다 받아줬다”면서 “‘동맹’이라는 표현은 안 썼지만 여전히 당 대 당 차원에서 북한과 우호관계를 유지한 베트남이 신뢰프로세스를 환영하고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을 지지한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