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달에 보증금 3000만원을 올려주고 전셋집 재계약을 하려던 임상택(38·가명)씨는 최근 결심을 바꿨다. 대출을 조금 더 늘리더라도 재계약 걱정 없는 내 집을 장만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정부가 주택구입자금 금리를 대폭 낮추는 등 지원책을 펼치고 있는 지금이 ‘집을 살 기회’라는 주변 사람들의 조언이 그의 결정을 부추겼다.
# 맞벌이로 연 5500만원을 버는 김영길(35·가명)·윤소라(31·가명)씨 부부는 올해 안에 서둘러 생애 첫 내 집 마련을 이룰 계획이다. 이들은 당초 근로자·서민 구입자금의 대출 대상이 아니었으나 정부가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지원대상을 부부합산 연소득 ‘4500만원 이하’에서 ‘6000만원 이하’로 상향하면서 저리의 대출금을 이용해 집을 살 수 있는 길이 열렸다.
8·28 전월세 대책이 본격 추진돼 무주택자들의 내 집 마련이 보다 수월해질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기금운용계획을 변경해 11일부터 근로자·서민 구입자금, 민간 매입임대 자금, 저소득가구 전세자금 요건을 대폭 완화한다고 10일 밝혔다.
먼저 근로자·서민 구입자금의 지원 대상이 부부합산 연소득 4500만원 이하에서 6000만원(2013년 한시) 이하로 확대했다. 대출 가능 주택도 3억원 이하에서 6억원 이하로, 가구당 대출한도도 1억원에서 2억원으로 크게 완화됐다.
지원 금리 역시 당초 연 4%에서 소득·만기별로 시중 최저금리 수준인 2.8~3.6%로 대폭 인하했다. 다자녀 가구는 우대금리가 적용돼 2.3~3.1% 수준으로 대출받을 수 있게 됐다.
또 당초 대출대상에서 제외됐던 주거용 오피스텔도 사회초년생·신혼부부 등이 많이 거주한다는 점을 감안해 대출대상에 포함했다.
주거용 오피스텔 구입자금은 소득구간에 따라 3.0~3.5% 금리로 지원되며, 대출만기는 거주 여부 확인을 위해 2년 단위로 하되 최장 20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올 가을부터 연말까지 약 2만가구가 이번 근로자·서민 구입자금 지원 확대의 혜택을 볼 수 있어, 전세로 몰리고 있는 수요를 매매로 전환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민간 임대주택 공급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임대사업자에 대한 매입임대자금 지원 금리도 당초 5%에서 2013년말까지 한시적으로 3%로 인하한다.
미분양 아파트로 한정됐던 지원대상에 기존 아파트가 포함되고, 가구당 지원한도도 수도권 기준 당초 6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크게 확대된다.
국토부는 이번 조치로 민간의 임대사업 참여가 늘어나 임대주택 공급 확대는 물론 기존 주택시장의 거래 정상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전세가격 상승을 반영해 저소득가구 전세자금 지원요건도 완화한다. 연 2% 저리 전세자금이 지원되는 전세 보증금 한도를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기준 1억원에서 1억2000만원으로 상향조정하고, 가구당 대출한도도 당초 5600만원에서 8400만원으로 올렸다.
한편 국토부는 이 같은 8·28 전월세대책 후속조치를 포함해 이달부터 12월까지 4개월간 주택기금 약 7조9000억원을 투입해 약 12만가구의 무주택 서민가구에 대한 광범위한 주거안정 지원책을 집중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